E-House(이하우스) 전경 <strong>출처=이대학보 DB
E-House(이하우스) 전경 출처=이대학보 DB

“제발 기숙사에 남친 데리고 오지 마세요.”

최근 재학생이 기숙사 근처까지 애인을 비롯한 외부인과 동행하는 사례가 종종 발견되며 기숙사 근방 외부인 출입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기숙사 앞에 남자가?

15일 이은서(정시통합선발생·22)씨는 E-House(이하우스) 303동 앞에서 20대로 보이는 남성이 꽃을 들고 서성이는 것을 발견했다. 이씨의 말에 따르면 남성은 이씨의 친구가 스피드 게이트에 출입 카드를 찍자 내부로의 진입을 시도했다.

목격 직후 이씨는 학교 경비실에 신고했고 이후 출동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당시 근무 중이던 경비 담당자가 바로 출동해 인근 건물과 쓰레기장 부근을 모두 살폈지만, 해당 남성이 이미 자리에 없어 신원 확인과 조처를 하지 못했다.

기숙사 주변에서 외부인을 목격한 것은 이씨만의 경험이 아니다. ㄱ(소비·22)씨는 외출 후 기숙사로 귀가하던 중 201동 앞 벤치에 한 남성이 여성과 함께 앉아있는 것을 목격했다. ㄱ씨는 불쾌함을 느꼈지만 어디로 신고할 지 몰라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본교 신촌캠퍼스에는 한우리집, 이하우스, I-HOUSE(아이하우스)등의 기숙사가 존재하며, 이중 최근 외부인 출입 문제로 사생들로부터 지적을 받은 곳은 이하우스와 한우리집이다. 본교 정문에서 이하우스까지의 거리는 자그마치 1km, 한우리집까지는 792m에 달한다. 두 기숙사 모두 교내에서 지대가 높은 안쪽에 위치해 접근성이 낮다.

그런데도 기숙사 근처 외부인 출입 문제에 대한 지적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김선우(전자전기·20)씨는 “한우리집 앞에서 외부인을 보는 건 생각보다 흔하고, 이하우스에도 가끔 200동대와 300동대 사이 길까지 오거나 셔틀을 타고 같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사생들이 기숙사 근처 외부인 출입을 꺼리는 이유는 기숙사가 사적인 생활공간인 동시에 본교 기숙사가 여학생들만 거주한다는 특징을 갖기 때문이다.

ㄱ씨는 "학교 커뮤니티에도 사생끼리 외부인을 데리고 오지 말자고 꾸준히 글이 올라오고 있는데 전혀 굴하지 않고 외부인을 데려와 벤치에 오랜 시간 앉아있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하우스와 한우리집의 경우 호실 위치에 따라 창문을 통해 밖에서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특히 밤에는 기숙사 호실의 불빛으로 인해 방 안이 더 잘 보인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다.

“냉난방이 자유롭지 못한 기숙사 특성상 작년 여름 한우리집에 거주할 때 창문을 항상 열어두는 편이었습니다. 외부인은 주변을 둘러보며 오는 경우가 많아 더 불편했고 특히 남자 외부인이 보이면 더워도 창문을 닫아야 하나 고민하곤 했습니다.”

 

총무처 "실외는 통제 애매한 부분 있어"

하지만 기숙사 주변 통제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현재 본교는 공식적으로 ECC B4층, 진선미관, 서가원(이화·포스코관 매점) 이외에는 외부인의 건물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외부인의 출입이 빈번한 정문의 경우, 오후 10시 이후에는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다만 캠퍼스 내 실외 공간의 경우 외부인의 출입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기에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지는 않다. 학생들이 출입 제재를 요청한 이하우스와 한우리집 주변 역시 실외라는 점에서 외부인 통제를 강화하기 모호한 지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본교 경비 업무를 총괄적으로 관리하는 총무처 총무팀 이윤구 차장에 따르면 재학생이 외부인을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고, 기숙사 근처에 외부인이 주로 출입하는 사회복지관 등 부속기관이 존재한다는 것도 통제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이 차장은 "기숙사는 본교 내부 구성원의 거주 공간으로 강의실 등의 공간보다 안전 및 통제가 더욱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에 공감한다"고 전했다.

교내 구성원의 안전을 위해 본교는 오후10시 이전에도 거동수상자에 한해 캠퍼스 밖으로 퇴거 요청을 실시하고 있다. 또 이 차장은 “한우리집 부근 ◆필로티 아래 도로에 야간 출입문을 설치해 심야에 외부인 출입이 불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입문 설치 시 사회복지관 방향에서 기숙사 구역 내로 들어오는 출입문이 원천 차단된다.

이하우스 사무실 담당자는 “유관 부서에 캠퍼스 폴리스의 정기적인 차량 순찰과 밤 10시 이후 경비 담당자의 기숙사 주변 순찰 및 CCTV 모니터링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현재 교내에서 외부인 관련 신고가 접수되면 본교 종합상황실에서 초동 대응을 하고 있다. 외부인의 출입으로 불편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 허용되지 않은 공간이나 시간에 외부인을 마주친 경우에는 ‘02-3277-5000’으로 신고하면 된다. 신고가 접수되면 캠퍼스 폴리스 혹은 종합상황실 근무자가 출동해 외부인의 방문 목적이 적절하지 않을 경우 퇴교 조치를 실시한다.

종합상황실은 직접 신고 외에도 화재경보기, 비상벨 등을 통해 출동하고 있다. 이 차장은 “본교에 있는 24개의 ◆야외비상타워의 성능을 향상하고 추가로 설치해 종합상황실에 접수되는 신고에 빠른 대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본인 주변에 야외비상타워가 있다면 이를 통한 신고도 적극적으로 이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CCTV 추가설치 등을 통해 선제 대응에 더욱 힘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학생들은 해당 문제에 대해 더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김선우씨는 “캠퍼스 폴리스 측에서 순찰을 종종 돌아줬으면 좋겠다”며 “순찰하는 모습만으로도 출입 시간 이후에 남아있는 외부인에게 충분히 경각심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ㄱ씨는 "사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외부인 출입 시) 대응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기숙사 근처에는 외부인 출입 제한 팻말이 세워져 있으나 실외 공간에 대해 외부인의 통제를 강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불편이 완벽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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