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여자 공과대학, ‘21세기를 이끌어나갈 여성 전문인력 양성’이라는 목적으로 94년 이화의 공대는 출발했고 2년반 동안의 자연대 더부살이에서 작년 가을학기 우린 우리만의 공대건물을 가질 수 있게 됐다.

공대 건물안에서 생활한지 두학기째. 그러나 그 시간은 공대인도 과연 이화인인가하는 의문만 쌓이게 됐다.

일단 공대안에 들어오면 한끼를 해결할 수있는 먹을 것이 없다.

뒤늦게 생긴 매점에서 점심으로 파는 것은 김밥과 샌드위치가 고작이다.

게다가 그것조차 먹을 장소가 없다.

매점 옆 ‘휴게실’이라는 곳에는 책상과 의자 몇개가 있을 뿐이다.

점심을 학생식당까지 먹으러 가기에는 거리상으로 너무 멀기 대문에 공대 안에서 점심을 해결해야함에도 불구하고 공대 안에는 간이식당조차 없다.

또한 평일 오후 6시 이후의 철저한 출입통제, 컴퓨터실 사용시간 부족, 제도실 부족, 4개 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도 없는 과방, 비좁은 강의실이 있다.

심지어 공대에는 시험시간표조차 붙질 않으며, 학보도 오질 않는다.

과연 공대는 이화안에 존재하는가. 그런데 왜 이화인이면 누구나 누릴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를 공대인은 누리지 못하는 걸까. 공대안에서 공대인 스스로가 ‘세계최초의 여자공과대학, 21세기 여성 전문인력’이라는 자긍심을 느낄순 없는 걸까. 따뜻한 햇살아래 교정의 봄은 만발한데, 공대만은 아직 춥다.

이화의 봄기운이 공대까지 빨리 미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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