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목)~29일(토) 사학과는 경주로 봄철 정기답사를 떠났다.

이번 답사의 주제는 ‘서라벌에 깃든 불국의 의미’였다.

우리는 신라 천년의 축소판인 경주국립박물관에 처음 도착해 대충 신라문화의 윤곽을 잡고 모전석탑만이 외로이 서있는 분황사와 황량한 벌판뿐인 황룔사지로 발길을 돌렸다.

바람만이 싸늘하게 휘날리는 황령사터 위에서 임진왜란과 몽고침략이 이땅에 남기고간 상처에 가슴이 저려옴을 느꼈다.

둘째날 우리는 잔뜩 기대를 하고 신라문화의 정수라 할 수 있는 남산 등반을 했다.

남산 곳곳에 산재된 유적은 매우 방대했다.

화사한 미소와 붉은 입술의 미야관음보살상, 천진스런 웃음을 지닌 배리삼존석불, 바위위에 그려져 신라인드의 자연존중 사상을 엿볼 수 있는 마애선각육존불상. 또한 우리는 칠불암으로 가는길에 남산전체를 하층기단으로 삼아 세계에서 가장 큰 용장사터 삼층석탑을 멀리서 바라보았다.

유적지 곳곳, 옛 신라 장인들의 솜씨에 깃든 불교 신앙심이 신비스럽게 느껴져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남산에 오르지 않고서 경주를 보았다고 말할 수 없다’라는 말처럼 우리는 이번 답사에서 진짜 진주를 보았던 셈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에다 신라의 오랜 역사, 신라인의 미의식과 종교의식이 예술로서 승화가 된곳. 답사 마지막날, 우리는 호국불교의 유적지가 있는 동해바다로 갔다.

감은사지의 웅장한 삼층석탑과 대왕암에서 동해바다로 향한 신라인의 기상이 느껴졌다.

죽어서 동해의 용이 돼 왜구로부터 나라를 지키겠다는 문무왕의 호국의지... 2박3일간의 답사는 아쉬움도 남았지만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는 역사강의 시간을 통해서 배울 수 없는 것이 있기에 답사를 떠나고 이 땅위에 역사의 흔적이 서려있음을 보게 된다.

현장위에 올라서 몸으로 체험하는 역사는 우리의 가슴을 울린다는 것을 알앗다.

힘든 남산 정복은 우리에게 진정한 경주를 가르쳐 주었고 불타버린 황룡사는 남아있는 애국심을 깨웠다.

그것에 감탄하고 행복해하며 한편으론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아 부끄럽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우리 땅과 문화유산을 찾아 떠나는 답사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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