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앞의 사회과학서점‘오늘의 책’은 주로 젊은이들의 삶에 치열하고 진지한 불을 지필 수 있는 서적을 판매해왔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와 상업문화의 영향으로‘오늘의 책’은 도산 위기에 이르렀다.

학생들은 서점을 살리기 위해 돈을 모았고, 이 서점은 일종의 상징적인 의미로 남아있을 수 있었다.

그러나 며칠 전 나는 신촌을 지나다가‘오늘의 책’자리에 선‘요시노야’라는 일본 음식점 간판을 보았다.

처음에는 ‘오늘의 책’이 사라졌나 하는 놀라움에 한참동안 발을 멈추고 서 있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늘의 책’은 잘 보이지 않는 구석으로 숨어들어 있었다.

이것이 상징하는 것은 무엇일까. 모두가 개방을 부르짖는 이 시대, 세계화의 물결이 들어오고 있는 이 시대에 외국자본과 문화가 들어오는 것을‘침투’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국수주의자가 아니냐는 질문도 있을 것이다.

또한 사상 서적을 주로 팔던 서점이 문민정부라는 흐름 속에서, 90년대 학생훈동의 모습 솝에서 사그라드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닐까?하는 의문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학문화를, 대학가를 고민해본다면, 더불어 외국자본 침투가 음식이나 학용품·옷 등 가장 가깝고 필요한 것에서부터 거부감 없이 파고들어와 우리 정신과 경제를 잠식하고 있다면, 당신은 조용히 넘어갈 수 있을 것인가. 잠식되는 대상은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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