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첫날, 많은 이화인들이 수강신청을 변경하기 위해 교문앞에 비치된 조정시간표를 집어들고 학교 곳곳에 있는 단말기 앞으로 향했다.

나 역시 원하는 강의를 수강하기 위해 조정시간표를 열심히 보며 단말기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수강하려 했던‘과학사상사’거 폐강돼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이유는 아마도 학생들의 관심부족이나 강의의 질에 따른 문제보다 수강인원이 적어서 폐강된 듯 싶었다.

그렇지만 적어도 수강신청 변경기간에 추가로 수강신청하려는 사람들을 배려해야 하지 않았을까. 변경기간 전에 폐강하는 이러한 처사는 학생들의 배울 권리를 무시한 것이라 생각한다.

학생들의 배울 권리를 무시하는 것은 이러한 것만이 아니다.

나는 몇년동안 물리학을 전공하면서 자연과학이 이뤄낸 성과를 자연과학내에서가 아니라 인간사회에서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까지 배운 과학적 방법, 즉 실험하고 검증해 하나의 이론을 완성하는 이런 방법들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객관적인지 알아보고 싶었고 그것이 사회전반에 미치는 영향 등도 살펴보고 싶었다.

그러나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경계에 있어 이러한 학문적 욕구를 충족시킬만한 과학철학, 과학사 관련 과목들은 그 내용면에서 부실하거나 개설 과목자체가 거의 없다.

게다가 연관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현대물리학과 인간사회의 변혁’등과 같은 교양과목들은 전공관련 과목이라 수강이 불가능하다.

다른 학문과 자연과학과의 연관성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자연과학 개론이나 과학철학, 과학사 관련 교양과목이 보강되거나 더 개설됐으면 한다.

이것은 학생들의 배울 권리를 생각할 깨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것이다.

아울러 가치중립적 과학기술이 인간 사회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가치관 정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과목도 마련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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