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6쳔여명의 연행, 6백여명의 구속, 전국50여개 대학의 침탈,시위대에게 전기총 특수진압부대를 사용하겠다는 경찰청장의 엄포.급기야 정부는 한총련의 주장이 이북과 유사하다는 그림표로 한총련을 북한의 사주를 받는 이적단체로 규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한총련의 주장에 대한 이적성여부는 그것이 북산과 얼마나 동일하느냐가 아닌 그 주장자체의 옳고 그름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한총련의 주장은 크게 4가지로 ‘국가보안법 철폐·평화협정 체결·주한미군철수·연방제로의 통일’이다.

이는 45년 이후 분단이 계속되는 현실속에서 나온 것이다.

일본군대가 우리나라에 주동해 있던 때가 식민지였듯이 주한미군이 남한땅에 주둔해 있는 것은 엄연히 자주국가에서는 비정상적인 모습이다.

게다가 국가보안법은 미 국무성과 UN인권위원회에서조차 인권탄압으로 지적하고 있으며, 남한군대의 작전권을 우리가 아닌 미국이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를 책임질 수 있는 미국이 평화협정의 당사자로 나서야 하는 것은 학자들도 이야기하고 있는 사실이다.

통일은‘적대나체제’가 아닌‘상호인정과 민족대단결’의 정신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6차 범청학련 통일대축전은 이러한 민족의 과제를 가지고 연세대에서 개최됐던 것이다.

전쟁과 정대가 아닌 평화와 민족의 화합과 단결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7천만 겨레 누구나가 염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행사는 반쪽만이 아닌 한민족 전체의 축전이 돼야 한다.

이것이 ‘한총련 사태’의 대략이다.

한총련이 전적으로 옳다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서는 구민과 함께하지 못한 것, 폭력성 시비와 관련 여지를 남긴 것 등 앞으로 백만 대학생의 한총련으로 거듭나기 위해 넘어야 할 것은 많다.

그러나 한총련은 진정 북한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꼭두각시이며,와해되고 해체되어야 할 조직인가는 생각해 봐야 한다.

통일은 7천만의 것이다.

그런데 김영삼 중권과 정부가 통일을 이야기하는 것은 옳고 한총련이 , 민간이 통일을 이야기하면 ‘빨갱이’로 공권력의 대상이 돼야 하는 것인가.사상과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질서를 유린하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 지금은 이화인의 성숙한 모습이 필요할 때다.

자유롭고 다양한 논의와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자 하는 7천만이‘가장 늦은 통일을 가장 멋진 통일로’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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