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문화제. 입학후 정신없이 놀고 있던 내게 그것은 신선한 문화적 충격이었다.

여자라고는 하지만 여성문제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고 관심을 가진적도 없었다.

물론 자원봉사단(자봉단)은 육체노동으로 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아직도 잘은 모른다.

하지만 항상 도우미로 뛰고 직접 참가하는 동안 많은 것을 느꼈다.

특히 활동의 대부분을 차지햇던 위안부 문제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

그림전 도우미로 일하면서 관계자분께 받은 약간의 브리핑에 창의력과 상상력을 더해 설명을 참 많이 했다.

무감정적이고 기계적인 어조로 그림을 전시하고 브리핑받고 설명하는 동안 아무 느낌이 없었다.

제3 자 같은 한발짝 물러선 기분이었다.

그러다가 관람객들이 방명록에 써놓은 분노와 슬픔이 담긴 글귀들을 보고 나의 무관심이 피부로 느껴졌다.

그리고 영화 ‘낮은 목소리 관람’, 변영주 감독 강연을 통해서 비로소 위안부 문제가 내문제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우리시대가 잊고 있는 아픔이며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그러나 단지 동정의 대상으로만 여겨서는 안된다.

여자이기 때문에 나도 당할 수 있다는 문제로 받아들일때 페미니즘에 한발짝 다가서는 것이 아닐까. 페미니즘 문화제 얘기를 하면 다들 열성이라며 기특해 한다.

페미니즘에 관심잇는 사람은 다로 정해진듯한 느낌도 받게 된다.

하지만 페미니즘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남성우월사회에서 여성이 받는 차별과 모순을 느끼는 것만으로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이 사회에서 여자는 페미니스트와 정신병자, 노예 셋 중의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 서동진씨 강연이 인상깊었다.

많은 것을 배웠고 느꼈지만 강연을 들을 때마다 ‘페미니즘이 도대체 뭘까’하는 생각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여성으로 한발짝씩 나아가려 한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