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목)일에는 등록금 단대계좌납부인 총회가 있었다.

추가등록기간인 15일(금)까지 단대계좌를 해제할 것인가, 아니면 이것을 가지고 끝까지 투쟁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그 전날부터 학생들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학생회가 학생들의 등록금을 떼어먹으려고 한다.

다수라는 이름으로, 등록금을 학교에 내려는 사람들을 억압하고 있으니 부모님께서 얼른 등록금을 빼서 학교로 내라. 나머지는 학교에서 처리하겠다" 기가 막히게도 이런 전화는 거의 모든 단대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학생들이 먼저 요구한 것을 학교측이 수용하는 것은 체면이 서지 않는다"는 학교의 답번이나, 등록금을 내지 않은 학생들에게 전화나 면담을 하는 교수님의 모습에서 우리는 학교의 권위의식이라는게 얼마나 높은 지 알았다.

20만원이 부족해 저절로 등록금을 유보하고 있는 학생들보다는 다른 학교에 대한 체면만이 더 중요한 학교의 등록금 책정과정은 앞으로 우리가 싸워나가야 할 것이 무엇인지 너무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14 총회는 정족수가 부족한 상태에서 열렸다.

홍보가 늦었던 학생들의 잘못도 있었지만 단지 내가 피해받지 않고 학교를 다닐 수 있는지만 알아보려 참석했던 친구들의 허둥대는 모습도 보였다.

그런 가운데 단대계좌 해제에 대한 찬반투표가 실시됐는데 놀랍게도 찬성 92표, 반대 90표, 기권2표라는 결과가 나왔다.

7백여명의 단대계좌인을 포함한 모두 1천2백여명의 이화인들만으로는 학교의 권위를 깰 수 없었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만들어 등록금 투쟁을 반드시 승리해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 의지를 단대 학생회장들과 총학생회장이 단식투쟁으로 결의했고 거기에서 등록금 1백 47억이라는 물리력이 1만 5천명의 결의로 승화됐다.

단식이란 자기 목슴을 건 의지의 표현이다.

그것을 통해 학교의 권위에 투쟁하는 결의인 것이다.

그간의 등록금 투쟁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의지를 느낀적은 없었다.

우리는 이화인의 힘을 믿는 사람이다.

비록 지금은 각자가 숨어 서로의 힘을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그것이 모이면 얼마나 크고 강한 힘이 될지 믿는 사람이다.

그러니 이제 등록금 투쟁이 끝났다고 접어버리느 ㄴ어리석음은 범하지 말길 바란다.

뺏지를 달든, 20일 3차 결의대회에 참여하든, 아니면 단식단 지지방문이나 점심단식을 하든, 자신이 할수 있는 일을 통해 학교의 권위를 함꼐 허물어야 한다.

언제까지 불만가득한 눈초리만 하고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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