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근거한 등록금 인상」논리 설득력 잃어

15일 TV뉴스에서 전국사립대교무처장회의모습이 방영되었다.

『현재 사립대의 재정난은 심각하다.

이대로 가다간 21세기를 맞이하는 첨단기기확보, 좋은교수채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것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도는 기여입학제(기부금입학제)도입 밖에 없으니 당국이 받아들여 줄 것을 촉구하는바이다』라는 요지의 회의였다.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지닌다」라는 제6공화국 헌법제2장 31조 1항의 거창한 법률조항을 들먹이지 않는다 하더라도「돈내고 대학 오는 것」을 아예 합법화 해달라니… 사립대 재정난 해결의 유일한 방독대 기여입학제 뿐일까? 학교측은 항상 말해왔다.

「물가가 오르니, 인건비가 오르니, ○○건물증축해야하니 …등록금인상은 불가피하다」그러나 그것은 그렇지 않다.

즉, 학교재정의 증가가 곧 등록금 인상은 아니다.

학교재정은 「등록금+재단전입금+국고보조금」으로 이루어져있기때문이다.

이것은 재단과 국가에서 지원해 준다면 등록금 올리지않고도 얼마든지 우리의 교육 환경을 개선 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옛부터 교육을「백년지대계」라 한다.

국가와 사회의 질서유지, 나아가 발전을 위해 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선진국 여러 나라에서는 고등학교, 심지어 대학까지도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교육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대한교련 연구자료에 의하면 GNP중에서 문교예산 비율이 선진국 5.7%, 제3세계 4%, 우리나라는 3.34%밖에 안된다고 한다.

더구나 어처구니 없는 것은 지원은 관두고라도 우리 부모님이 낸 교육세마저 다른 곳에 쓰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83년 - 교육세의 42%, 89년 - 52% 점용) 그러니 이화 재정 중의 국고지원금은 1.9%에 불과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음으로 재단에 대해 생각해보자.『우리학교에도 재단이 있나요?』라고 많은 학우들이 물을 만큼 재단이 우리에게 해준 건 아무것도 없다.

재단은 교육이념전파에 뜻을 두며 그에 필요한 교육여건개선의 의무가 있다.

이러한 재단의 지원은 다음의 두가지 면에서 의무가 지워지는데 그하나는 「건물짓는 비용은 재단에서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그렇고「문교부예산편성지침」에도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학교에서는 작년 등록금 인상 요인에 체육대·인문대 증축비, 토지매입비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들의 논리대로라면「만약 당신이 학교를 세우고자 할 때 미리 학생 뽑아 그들한테『학교를 지을 땅사고, 건물짓고, 여러가지 교육용비품 사야하니 돈 내라』해서 그 돈으로 세우는 꼴」이다.

또 하나의 재단 의무는「재단 수익금의 80%는 학교에 지원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법인의 학교경영재산 기준령 3조 1항)그러나 이화의 경우 1원도 들어오고 있지 않으며, 건물짓는 비용도 우리보고 내라하니 등록금은 오를수 밖에.』 그러나 등록금의 문제는 단지 재단과 국가의 의무는 살짝 빠진채, 학생의 납부의무만을 강조하고 있다는데 그치지 않는다.

그나마 부족한 이화재정조차 우리가 필요로 하는 곳에 선차적으로 쓰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아침 등교시마다 기분이 언짢아 웬만하면 후문으로 다니고 있다.

바로 박물관 때문이다.

과연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이 박물관이었을까? 앉을 자리없는 식당이나 53개 동아리가 30개 방에서 활동하는 걸 보며 거기다「식당이나 학생관을 지었더라면…」하는 안타까움을 어쩔 수 없다.

더구나 90년 박물관 유품매입비로 3천여만원이 책정되어 있었는데 이것으로 약대, 자연대 사물함, 인문대 방음벽·조도개선 등 우리의 교육환경개선에 썼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에도 학교측은 정작 우리에겐 한마디 상의도 없이「이화 백년의 얼」을 들먹이며 박물관을 짓고, 공들이고 있다.

학교당국에게 묻고 싶다.

정말 이래도 사학 재정난의 유일한 해결책이「돈 내고 대학오라」는 것밖에 없는 것인지… 나 스스로에게 그리고 이화인에게 묻고 싶다.

「등록금은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것도 아니고 아빠가 내주시는 건데…」혹시나 이런 생각을 갖고 있지나 않은지…. 학교당국에게 요구하고자 한다.

재정난 타계를 기여입학제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학생들과 함께 그리고 다른 사립대와 함께」국가에 국고지원금확충을 촉구하자. 그리고 1만5천 이화인들은 예결산과 재단자산 내역의 명확한 공개를 학교에 요구하자. 과토론회를 통해 우리과, 학교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묶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직접 예산을 편성해보자. 또한 교수학생협의회를 통해 비교분석하여 민주적 등록금을 책정하도록 해야할 것이다.

학원자주화추진위원회장 이현주(생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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