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기사가 어떤 다른 기사보다 덜 중요하다거나 축소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인을 독자로 하는 일간지도 아닌 이화인의 학보까지 1면에 반드시 이러한 기사를 실어야 하는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

매일 우리는 신문을 보면서 부당한 일들로 인해 분노하고, 끔찍한 사건들 때문에 놀라고 당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이대학보를 대할때만큼은 차가움대신에 따뜻함을 느끼고 싶어진다.

이화인의 학보만은 메마른 사회에 따뜻한 인간애를 전해줄수 있는 신문이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1면은 정치기사보다 이화의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어줄수 있는 정감어린 소식을 실었으면 좋겠다.

특히 5월21일자 이대학보는 1면에서 12면에 이르기까지 5·18에 관련된 정치기사로 일관되어 있었다.

그날의 학보는 상록탑,사풍,이화만평,독자사진까지도 한결같이 이러한 문제를 다루었다.

물론 현장세속에서 이런 기사에 전혀 공감이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이대학보속에서 이화인만의 사랑의 공간을 찾고싶다.

이는 정치기사의 중요성을 격하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어떤 신문에서는 결코 찾아볼수 없는 우리 학보만의 고유성을 갖자는 것이다.

우리 학보는 이대생만 보는것이 아니라 외부의 다른 사람들에게 보내져서 읽혀지는 경우도 많다.

사각으로 접혀 배달되어 온 이대학보가 이화의 울타리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삶을 가장 진솔하게 담은 것이라면 받는 사람의 마음이 더 흐믓하지 않을까? 이화인의 학보가 사랑을 전하는 배체로 뭇 신문들의 선봉적 역할을 하기 바란다.

(답변) 솔직한 의견에 감사 활발한 독자제보 기다려 이대학보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적어 보내주신 허경 독자님께 감사드립니다.

독자의 지적대로 이대학보는 바로 이화인의 신문으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지난 시정 오욕과 모순을 안고 흘러온 이 사회에서 청년들, 특히 대학인의 헌신적이고 선도적인 행동이 그 모습을 극복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던것이 사실이었습니다.

민주화를 위해 노력했던 그들과 함께 대학 언론또한 알려지지 않은 진실들을 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게다가, 기성사회의 바르지 못한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기성언론들의 태도를 우리는 기억합니다.

물론 기성언론이 지난 시절 보도지침 등 정권의 탄압으로 바른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하지만, 오늘날은 언론 스스로 독점자본기업으로 성장해 「알아서 기는 」식의 충정과 자본의 이해를 그래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언론이 비판적인 제기능을 수행하지 못할때 사회의 미래는 결코 밝을수 없습니다.

그동안 대학인이 사회의 불의와 모순에 대항했듯이, 대학 언론또한 기성언론의 왜곡에 맞서 진실을 전달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허경 독자가 지적하신대로 이화내의 아름다운 소식, 흐믓한 선행들을 신문에 싣기위해 저희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화속의 작은 소식들은 저희의 노력에 비해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어 취재에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대 학보와 이화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 의해 이러한 소식들이 제보되기를 바라며, 저회도 제보된 소식들을 지면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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