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에서 수업을 듣고 난 뒤 목이 따가웠다거나 손으로 얼굴을 만진 후 뾰루지가 났던 일, 그리고 사람이 가득찬 중앙도서관 열람실이 답답하다고 느꼈던 기억을 떠올려보자. 그 이유가 우리가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온 것이라면? 학관 3층에는 블라인드 대신 커텐이 설치된 강의실이 있다.

커텐의 뽀얀 먼지와 얼룩에 박여영(영문·3)씨는 “보기에도 더럽고 옆에 있으면 냄새도 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 커텐을 치고 걷을 때 햇볕 아래에 먼지가 나는 것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우리학교 이명선 교수(보건교육 전공)는 “천 커텐은 먼지를 흡수하는 특성이 있어 강의실에는 블라인드가 더 위생적”이라며 “만일 흡음을 위해 커튼을 설치했다면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비위생적인 공간은 학생문화관에도 있다.

학생문화관 휴게실은 점심시간이면 식사를 하는 학생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다.

때문에 쓰레기 배출량이 다른 휴게실에 비해 많아 기본적인 쓰레기 처리는 상대적으로 자주 이뤄지는 편이다.

하지만 이 곳의 쇼파·의자에 대한 위생 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최인하(법학·1)씨는 “음료를 쏟아 생긴 얼룩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쇼파에 앉기가 꺼림직하다”며 “천을 씌어 사용하고 더러워지면 교체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것도 방법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학생들이 물을 마시는 컵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학교 가정관 식당에는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컵을 위생상 소독하기 위해 자외선 식기 소독기가 구비돼 있다.

하지만 소독기 안에는 컵이 10잔 정도씩 뒤집혀 쌓여있다.

이를 본 우리학교 ‘ㄴ’(사회·2)씨는 “제대로 소독되지 않는 것 같아 컵은 항상 뜨거운 물로 헹군 뒤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독기의 생산업체 대신전기산업 관리자 안경희씨는 “자외선 소독기의 램프는 위 쪽에 설치돼 있어 뒤집어 놓으면 컵 안쪽에 자외선이 닿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거기다 컵을 포개 놓게 되면 아래 쪽의 컵은 소독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교내 컴퓨터 기기의 눈에 띄는 지저분한 상태도 개선돼야 할 점이다.

맨 손으로 키보드와마우스 등을 사용한 뒤 그 손을 입과 눈에 닿게 되면 피부질환을 일으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또 중앙도서관 열람실의 에어콘 사용과 환기 문제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여름철 에어콘 사용시 더운 날씨로 환기를 하지 않게 되면 실내 공기 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교내의 환경을 점검해본 결과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던 비위생적 사항을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이명선 교수는 “학교의 정기적인 점검 뿐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리 주변을 안전하고 위생적인 환경으로 만들기 위해서 무엇보다 학생들 스스로의 자발적인 의식과 학교의 적극적인 관리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말이다.

지금 자기 주위를 둘러보자. 그리고 우리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또 다른 ‘사건’이 벌어지고 있진 않은지 조사해보자. 이 ‘탐정놀이’가 우리 건강을 지키는 출발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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