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선수와 관중만으로 이뤄져 있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여기에 스포츠 경기 외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의 끼를 맘껏 발산하고 있는 여성들이 있다.

여성의 활약이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스포츠 경기 중계분야다.

2002년 동계 올림픽에서 국내 최초로 여성 아나운서가 스포츠 캐스터로 나선 이래 공중파 방송의 스포츠 뉴스에서도 여자 진행자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MBC 주말 스포츠 뉴스 진행을 맡고 있는 이정민 아나운서는 “시청자로부터 편안하고 자세한 진행으로 스포츠에 대해 없던 흥미가 생겼다는 말을 들었을 때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선수와 함께 격렬하게 움직여야 하는 심판도 더 이상 남자만의 영역은 아니다.

이미 잘 알려진 임은주 여자 축구 심판을 비롯해 필드하키 여성 심판도 나왔다.

또한 2003년 11월 복싱경기 챔피언 결정전에선 한국권투위원회 공인 여성심판 1호인 30대 주부 신경하씨가 주심으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그럼 여자 야구 심판은 없을까? 한국야구위원회에 따르면 1명의 여성 심판이 1997년부터 2년 동안 활동했다고 한다.

여성 심판이 되는데는 특별한 제한을 두는 것이 아니므로 앞으로 많은 여성들이 도전해 볼 분야로 보인다.

직접 스포츠를 즐기면서 일하고 싶은 여성들은 생활체육지도자로 활동한다.

생활체육지도자는 면접과 실기를 통과하고 연수과정을 거친 후 이론시험에 최종적으로 합격해 자격증을 부여받은 사람이다.

이들은 자신이 택한 종목의 강사로 일하며 개인의 체질과 상황에 맞게 건강을 관리해 주는 일을 한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 김준래씨는 “생활체육지도자는 아직까지 남자가 많지만, 에어로빅이나 수영·보디빌딩과 같은 종목에 여성들이 많이 진출해 있다”고 전했다.

레저 스포츠 관련 학과가 신설됨에 따라 스포츠 마사지사와 같이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직업도 인기다.

남서울대 스포츠 산업학부 운동건강관리학을 전공한 정소희씨는 현재 프로농구 팀 전자랜드의 스포츠 마사지사로 일한다.

스포츠 마사지사와 함께 골프캐디도 여성의 섬세함과 친절함을 잘 살릴 수 있는 직업으로 꼽힌다.

운동 선수 외 다양한 직업을 통해 스포츠와 관계를 맺고 있는 여성들은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곳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이들은 각자의 개성과 재능을 발휘하며 여성차별적 시각에 도전한다.

스포츠 경기장 밖에서 사회적 편견과 겨루며 또 다른 경기를 뛰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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