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난 5월 자신의 성형수술실패를 비관한 20대 여성 두명이 동반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미인으로 태어나지 못했다고 생각한 이 두 여성은 위의 광고문구처럼 미를 ‘만들려다’ 죽음으로서 생을 마감하고야 말았다.

실제로 우리나라 여성 중 자신의 외모에 대해 전적으로 긍정적인 사람은 거의 없다.

지난 4월 여성민우회의 조사에 따르면 정상체중여성의 83%가 자신의 체중에 대해 불만족한다고 대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74.5%는 컴플렉스 극복 등의 이유로 성형수술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43.1%는 성형수술을 받을 생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외모 지상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외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타인의 잣대를 들이대 스스로 평가절하한 결과다.

과거 1960년 미국에서 결성된 전미여성운동을 시작으로 전세계로 확산된 여성해방운동은 최근 우리나라의 경우 여성 민우회를 주축으로 이뤄지고 있다.

여성 민우회의 ‘No 다이어트·No 성형’운동은 여성 건강을 위협하는 무리한 다이어트와 성형을 줄이고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에 대한 공감대를 사회적으로 확산시키는 것에 목표를 둔다.

화장품이 5조5천억원, 미용성형이 5천억원, 다이어트 분야가 1조원의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우리 사회 현실에 대해 여성 민우회 정은지 간사는 “단기간에 이 운동이 뿌리 내릴 수 없을 만큼 우리 사회의 외모지상주의의 수준은 심각하다”며 “현재 운동은 이슈를 알리는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민우회의 ‘No 다이어트·No 성형’운동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다이어트에 반대하는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매년 5월6일 INDD(International No Diet Day)는 1992년 거식증 환자였던 영국의 Mary 라는 여성이 무리한 다이어트로 죽는 여성들을 보고 제안해 시작된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 날’이다.

이날에는 다이어트로 인한 식사 불균형·약품남용·미용수술 등으로 인한 희생자를 추모하고 거리에서는 무리한 다이어트의 위험성을 주제로한 공연이 열린다.

현재 미국, 독일, 러시아 노르웨이 등 12개 국가에서 해마다 열리고 있으며 앞으로 계속해서 확대할 예정이다.

세계적으로도 무리한 다이어트의 폭력성으로부터 여성을 해방시키고자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남들이 원하는 몸매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에 반대하는 운동 외에도 여성의 몸 자체를 남성과 동등하게 대우할 것을 요구하는 여성해방운동도 있다.

윗옷평등권연합(www.topfree.ca)은 여성도 남성과 같이 윗옷을 벗고 돌아다닐 수 있는 권리(topless equality)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공공장소에서 윗옷을 벗자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상체가 외설적인 시각으로 보여지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에서도 이와 같은 목소리를 담은 소송 사건이 일어났다.

여성 열명이 ‘여성은 젖 먹일 때 빼고는 가슴을 드러내는 것이 금지’되어 있는 주 법령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 운동은 강요된 옷입기가 오히려 여성을 걸어다니는 포르노그라피로 전락시킴을 지적하고 있다.

여성이 남성의 몸과 다른 시선을 받는 것과 여성 조차도 자신의 몸을 외설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데에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오늘날 이뤄지고 있는 여성 해방운동은 여성의 몸에 가해지는 억압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운동을 통해 여성들은 자신에게 알게 모르게 가해졌던 강압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깨닫고 자신의 진정한 여성성을 찾아 나설 채비를 갖추게 됐다.

이제는 주체적인 여성들에 의해 여성을 압박했던 끈이 풀어지는 일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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