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발명동아리 ‘기상천외’를 따라 ‘2003 대한민국 벤처창업대전’이 열리는 여의도 중소기업 종합전시장을 찾았다.

특히 이번 행사는 대학생과 고등학생 부문의 규모가 147개 팀·169개 부스로 일반 참가부문 103개 팀·127개 부스보다 커 젊은 세대의 창업열기를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많은 참가팀들 가운데 부스 2개를 차지하고 방문객을 대하는 모습이 아직 조금은 어색해 보이는 ‘기상천외’ 사람들의 발명 이야기를 들어보자. ­처음 시작은 어땠나요? =97년에 10명 정도의 선배들이 모여서 ‘다용도 스포츠화’를 만드셨어요. 밑창을 뗄 수 있어서 축구화로도 런닝화로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신발이예요. 지금 우리가 봐도 재밌는 작품이죠. 아무튼 그걸로 발명전시회에서 상을 타면서 동아리 ‘기상천외’가 창립됐죠. 지금은 부원이 40명 정도돼요. ­발명품이 탄생하는 과정이 궁금한데요. =우선은 아이디어가 나와야겠죠. 우리는 브레인스토밍이나 형용사 기법을 사용해요. 형용사 기법은 예를 들어 자동차라는 주제가 정해졌다면 ‘하늘을 나는 자동차’처럼 형용사로 말을 만들어 보는 방법이예요. 그렇게 해서 어떤 구체화된 아이디어가 나오면 혹시 이미 특허로 나와 있는건 아닌지 알아보는 특허 검색 과정을 거치고, 제작에 들어가게 되구요. ­가장 기억에 남는 발명품이 있다면요? =‘피자 칼’이죠∼ 피자집에 가면 피자를 자르는 칼과 뜨는 주걱이 따로 분리돼 있잖아요. 그 둘을 합쳐놓은 거라고 생각하면 쉬워요. 지우개 달린 연필처럼 발명을 할 때 많이 쓰이는 ‘더하기의 원리’를 이용한거죠.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간단한 원리지만 아무도 못한 거니까요. ­발명가라고 하면 좀 특별한 느낌인데요. =발명하는 사람이라면 괴짜거나 엉뚱하지는 않을까 하는 시선은 거둬주세요.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친구따라 아무것도 모르고 들어왔다가 ‘뭐, 별거아니네’하며 지금도 잘 하고있는 친구가 있어요. 정말 발명은 누구나 할 수 있는거예요. 하지만 노력이 필요하죠. 99%가 노력이라는 말이 맞아요. 아이디어 조차도 노력하지 않으면 나올 수가 없거든요. ­힘든 점은 없으세요? =문제는 제작할 때 드는 재정적인 부분인데 학교의 지원은 기대할 만한 수준이 못되죠. 보통 우리가 탄 상금은 그 다음 학기 제작에 사용되고 있어요. 올해는 유난히 상을 많이 타서 다음 학기는 좀 여유가 있을 것 같네요. ­어떤 상을 타셨는지. =올해같은 경우에 유난히 상 복이 많았어요. 대표적으로 소개하자면, 지난 여름에 있었던 26회 대한민국학생발명전에서 은상·동상·장려상이랑 저희가 목표로 했던 대학부 단체상을 탔어요. 그리고 제 2회 발명동아리 경진대회에서 저희 학교의 또 다른 발명 동아리 ‘연개소문’과 함께 참가해 ‘성균 발명 연구회’라는 이름으로 대상과 은상을 탔어요. ­어떨 때 가장 발명활동에 보람을 느끼세요? =상을 탔을 때죠!(웃음)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 열심히 회의하다가 시계를 봤는데 2시간이 금방 지나버린거예요. 그 때 참 뿌듯했어요. “오∼ 아이디어 번뜩이는데, 괜찮다” 이런 반응들이 나올 때도 마찬가지고. ­앞으로 동아리 활동에 목표가 있다면요? =대학생 발명 동아리라면 ‘여기가 으뜸이지’ 할 수 있는 인정받는 동아리가 됐으면 해요. 그리고 회의를 거쳤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한 대회 준비에 그치지 않고 이후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데이타베이스 구축 작업을 하려고 해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은 찾아내고 그것을 새롭게 바꾸는 발명의 재미를 알아 가는 ‘기상천외’ 사람들. 인터뷰 내내 ‘발명은 쉬운 것’임을 거듭 강조하는 그들의 목소리에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묻어 나온다.

발명 자체가 좋다는 그 마음이 다음 대회에서도 그들의 노력으로 빛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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