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의 한 교수는 최근 동료 교수들로부터 자신의 이름으로 이상한 제목의 메일이 왔다는 전화를 여러 통 받았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컴퓨터가 본인도 모르게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뜻하지 않은 메일을 보낸 것이다.

나현주(행정·2)양은 아웃룩 익스프레스에 미리보기 기능을 설정해 두었다가 컴퓨터가 편지를 읽는 동시에 바이러스 공격을 받아 손쓸 틈도 없이 하드가 손상돼 버렸다.

이처럼 우리 나라는 인터넷 통신망이 비교적 빠르게 보급되면서 세계에서 손꼽히는 IT 인프라가 구축됐지만 동시에 컴퓨터 바이러스의 공격에 그만큼 많이 노출돼있다.

그렇다면 컴퓨터 바이러스는 어떻게 다른 여러 사람의 컴퓨터를 감염시키는 걸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컴퓨터 바이러스는 일종의 ‘프로그램’이다.

최근 큰 기업을 중심으로 피해를 입혔던 님다 바이러스의 경우를 비롯 많은 바이러스들은 기본적으로 사용자 몰래 자신을 하드에 복사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런 성질은 생물학적인 바이러스와 비슷한 것이다.

또 컴퓨터 바이러스는 대부분의 숙주에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점에서도 실제 바이러스와 비슷하다.

바이러스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지만 최근 인터넷 상에는 간단한 바이러스를 만들 수 있는 방법들이 공개돼 있을 정도로 제작경로의 경우 많이 개방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누가, 왜 바이러스를 만드는가’이다.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제작자의 성취욕과 과시욕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한다.

안철수 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의 황미경씨는 “바이러스는 단순히 기술이 뛰어나다고 큰 피해를 주는것은 아니다”라며 “많은 바이러스들이 수신자가 첨부 파일을 실행하도록 하기 위해 기술적인 면보다 인간의 심리를 이용하는 기법을 주로 사용한다”고 말한다.

몇 년전 큰 피해를 일으켰던 러브레터 바이러스가 그 대표적 예인데 이 바이러스는 파일에 ‘I Love You’라는 제목을 이용, 실제 예상보다 큰 피해를 일으켰다.

이런 맥락에서 널리 사용되는 또 다른 방법은 메일 제목에 성적인 문구를 넣거나 그런 사이트를 광고하는 내용을 첨부하는 방법. 이런 경우 단순한 호기심(?)에서 마우스를 클릭한다면 그 뒤에는 바이러스의 엄청난 공격이 기다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사회의 컴퓨터 사용 환경이 발달할수록 바이러스 제작자들의 기술과 유포 경로는 기발해지고 있다.

결국 디지털화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컴퓨터 바이러스는 감기 바이러스와 같이 일상적인 존재가 될 수 있는 것. 흔히 바이러스는 예방책이 없다고 하지만 개인 컴퓨터의 경우 기본적인 점검들은 필수적인 일이다.

이상호 교수(컴퓨터공학 전공)는 “능동적 이용자라면 백신과 프로그램 패치 등에 관한 정보는 한 번 정도만 지식을 익혀두면 바이러스를 사전에 차단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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