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페미니스트들 사이에서 부모성 같이 쓰기 움직임이 활발하고 네글자로 된 이름들이 언론 등에 심심찮게 등장한다.

예전보다는 엄마로서의 권위가 조금은 높아진 듯한 사회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래도 한국을 비롯한 거의 대부분의 사회는 기본적으로 아버지의 혈통을 잇는 ‘부계사회’이다.

부계사회에서 사회적으로 강요돼온 모성이 그렇다면 모계사회에서는 어떤 성격을 가질까? 아프리카의 몇몇 종족들이나 원시농경 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중국의 나시족·모소족, 베트남의 라데족 등의 종족은 ‘모계사회’를 유지하고 있다.

보통 경제적으로 우위를 쥐고 있는 쪽이 주도권을 잡게 되는데 원시농경에서의 간단한 농업에서 여성들은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고 모계사회를 이룰 수 있었다.

흔히 모계사회라고 하면 부계사회에서의 성역할이 완전히 바뀐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강득희 강사(문화인류학 전공)는 “모계사회에서도 아이의 출산 및 양육 등과 관련된 것은 여성들이 담당하며 남자들은 전쟁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말한다.

물론 부계 사회보다는 모계사회에서 어머니의 권위는 더 높다.

어머니의 성을 따르는 것은 기본으로 하며 중요한 의사결정도 주로 여성들이 담당한다.

또한 부모와 자식의 혈연개념도 조금 다르다.

부계사회에서는 아버지의 주도권 아래 자식들을 소유물로 생각했고 어머니는 달라도 아버지가 누구인지는 정확히 밝혀졌다.

반면 모계사회에서는 어머니도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또 어머니가 일찍 죽을 경우 마을 전체가 아이를 공동으로 맡아서 기른다.

‘내 아이’의 개념이 부계사회처럼 그다지 강하지는 않다.

이런 사회는 미개한 사회로 보일 수도 있지만 내 아이만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모성이 아닌 조금 더 열린 모성이 존재할 수 있는 사회로도 해석할 수 있다.

여성들의 다른 권리가 거의 억압된 부계사회의 여성은 자식을 하나의 권력으로서 자식에게 모든 기대를 거는 ‘배타적 모성’을 가질 수도 있다.

반면 자식 이외의 다른 것들에서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기에 모계사회의 여성은 조금 더 이타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모성을 바라보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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