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우리 사회에서 환경이라는 말은 개발과 성장이라는 말보다 낯설어 보인다.

나에게도 역시 환경은 그리 크게 와닿지 않는 말이었다.

이번 학기부터 환경운동연합에서 자원 봉사를 시작할 때도 환경에 대한 관심보다는 요즘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NGO에 대한 관심이 계기가 됐다.

일주일에 한 번 환경운동연합에서 하는 일은 주로 환경과 관련한 기사 스크랩이나 인터넷 검색 등 자료수집이다.

보기에도 그리 크지 않은 일이지만 이러한 활동을 통해서 환경의 중요성이나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환경운동에 대해 알게 됐다.

요즘 가장 큰 이슈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한 반대 운동이다.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한 문규현 신부님과 수경스님 등 4대 종단 종교인들의 삼보일배는 소중한 갯벌생명 보존의 염원을 안고 전북 부안에서 서울 조계사까지 40여일째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소식들이 신문의 작은 귀퉁이만을 차지하고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에게 잊혀지는 것을 봤을 때는 ‘이게 바로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이구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나 역시도 환경운동연합에서의 몇 달간의 경험이 없었다면 무심히 지나쳤을 테지만 말이다.

한 번은 이곳 사람들과 술자리를 함께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세계적으로 600마리밖에 안 남아 있다는 저어새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저어새는 부리가 넙적한 새인데, 얕은 물가에서 부리로 물을 저어서 먹이를 잡는다고 한다.

또 이 새는 번식기에도 알을 두 개밖에 못 낳는단다.

그 얘기를 듣고 ‘참 먹고 살기 힘든 놈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태계는 적자생존의 법칙이 작용하는 곳인데 우리가 왜 이 새를 보호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 분들이 하시는 말중에 “물고기 다음은 사람이다!”라는 말이 머리를 때렸다.

물고기가 살 자리가 없어지면 그 다음에는 사람이 살 자리가 위협을 받는다는 의미다.

그들의 서식지가 바로 우리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기도 하기에 지금부터라도 지구상의 생물과 공생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아직까지 인간의 삶, 그것도 다음 세대는 고려하지 않은 개발이 난무하는 지금, 진정한 의미의 발전과 개발이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새만금 간척사업이나 핵폐기장 건립 등을 통해 우리가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것이 진정 무엇일까? 환경운동연합에서는 ‘환경은 생명입니다’라는 표어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아직은 사람들의 환경에 대한 무관심으로 활동에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우리와 다음 세대의 생명을 지키는 데 온 열정을 쏟고 있는 환경운동가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이곳에서 나의 자원 ‘봉사’는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고 많은 것을 배우는 ‘학습’의 현장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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