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점검

실천하고 경험하라 우릴 어쩔 수 없는(?) 갈등과 고민의 상화으로 이끌어 갈 것이다.

소통하고 철학하라 그리고, 다시금 실천하라 이것이 결코 일회성이 아닌 일상성이라며 어느날 당신이 벌써 여기에 서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서울대 신입생오리엔테이션(신오리)자료집중에서 새내기에게 신오리는 1년,나아가 대학 4년내내 영향을 미치는 대학생활 첫 대면의 장이다.

대학이 사회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지만,길들여진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눈을 돌려 사회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장임을 볼때 대학생활의 시작인 신오리는 큰 의미를 갖는다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건 수석 입학자를 비롯한 성적우수자,사회 지도층으로 진출한 선배 소개등으로 화려하게 장식되는 학교측 프로그램은 엘리트중심의 교육체계에 편승하고 있다고 지적돼 왔다.

실상‘대학졸업생의 10%에도 못미치는 고급 전문 인력이 될 수 있다’며 전체 신입생에 대한 경쟁의식을 조장하고 있는 대학교육 전반의 허구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러한 신오리 프로그램일 것이다.

이에 대해 서강대 문화국장 이중엽군(경영·3)은“학교 운영안내 및 전공알리기에 급급한 학교측 프로그램은 대학생활 전반에 대한 소양쌓기에 미흡하다”며 좋은 학점, 유명 기업체 취직 등 결과만을 중시하는 교육풍토가 대학생활 자체에 대한 과정의 소중함응ㄹ 인지하는 방향으로 변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힌다.

이처럼 담아내려고 하는 내용,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부터 학생회와 학교측의 생각이 대립하게 되고, 공연건물 사용규제라든지 독자적인 신오리를 주관했던 학생회 입원에게 시말서쓰기를 강요한다든지 하는 형태로 공공연한 간섭이 이뤄지기도 했다.

작년,서강대 학교측에서는“신입생이 학생회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할 경우 당하는 불이익에 대해서는 책임질 수 없다”는 식의 협박을 한 바 있다.

이외에도 관성적으로 운영된 학생회 행사의 문제점 또한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다.

여론이 조장하는 X세대보다 사실 진지한 삶을 살려는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90년대의 대학생은 한판 놀이마당, 변함없는 문화공연으로 일관된 프로그램보다는 대화와 토론이 오가는 참여의 자리를 희망한다.

락과 영상이미지의 강화, 강연위주에서 참여 중심의 프로그램으로의 전환 등 내용과 형식의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올해는 특히 학부제 실시로 우려되는 공동체 의식결여를 메꿔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오리가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아직 학생회가 서지 못한 사회과학대 신입생 박유나양(사회과학부·1)의“대형강의가 너무 많고 강의시간도 각자 달라 친구 사귀기도 힘들다”는 말에서 알수 있듯,소속감을 심어주고 대학생활의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선배들을 접하게 될 수 있는 계기인 신오리에 대한 기대는 상당히 크다.

이제 신오리가 더이상 의례적인 행사,학교만의 행사가 돼서는 안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을 진보성과 실험의 공간으로 확보할 수 있기 위한 학생회의 재정립과 신오리에서 과, 동아리의 역할 지원을 통한 재학생과 신입생의 어우러진 참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나악 사회문제와 대학현실에 대한 바른 문제의식과 행동이 무엇인지 매년 점검할 수 있는 계기로 신오리가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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