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에 커다란 비닐봉지 꾸러미를 들고 헐레벌떡 한국정신대문제 대책협의외(정대협) 사무실을 들어서는 그녀는 몹시 분주해보였다.

2000년 일본군성노예전범 국제법정(2000년 국제법정) 준비간사 정은정씨는 “국제법정 진해에 필요한 것들을 사느라 좀 늦었네요 많이 기다리셨죠?”라는 말로 인사를 건냈다.

정은정씨가 몸담고 있는 장대협을 비롯한 각종 시만단체 회원과 학생, 위안부 할머니들이 3년여간 준비한 노력이 며칠 후면 결실을 맺는다.

7일(목)∼12일(화) 일본 덩경에서 개최되는 국제법정. 이는 무력갈등 하에서 발생한 여성의 인권유린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일본군 성노예제도의 가해자들에 대한 형사책임을 묻기위해 만든 형사법정으로 여성들이 중심이 돼 진행하는 국제인권법정이다.

이번 국제법정은 한국, 미국, 프랑스 등의 국제법 전문가들이 판사와 검시로 참여하고 인권전문가들이 증인으로 참석, 결과는 에측할 수 없다.

그러나 UN같은 국제기구의 승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판결이 법적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

정씨는“국제법정이 아시아국가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국제적으로 알리고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여론을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이야기 한다.

99년 부터 본격적으로 정대협에서 활동한 정은정씨는 여성운동에 뜻을 두고있는 활동가이다.

98년 자원활동으로 정대협과 인연을 맺은 정씨는 대학생 시절 총여학생회장을 맡기도 했다.

법학을 전공했던 그녀가 대학을 다니며 가장 혼랑스러웠던 부분은 성의 정체성,“여성이 열악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저도모르게 남자처럼 행동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제 착각이였죠”라며 “여성다운 것, 남성다운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고 정씨는 말한다.

여성이 여성으로서 당당할 수 있기 위해서는 우리사회에 그만한 토대가 마련돼야 하지 않을까. 정씨는 자신의 정공을 살려 여성의 지위를 행상시키기 위한 법적, 제도적 개혁을 위해 횔동하고 싶다고 전한다.

여성이 평등한 삶을 살 수 있는 곳이 그녀가 꿈꾸는 사회인 것이다.

때문에 그녀가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일본정부의 공식적 사과와 봉상을 위한 국제법정에 관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위안부할머니들의 문제는 과거의 역사적 무제가 아니예요, 앞으로도 발생 할 수 있는 여성폭력의 또 다른 모습일 뿐이죠”라며 정씨는 성노예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국제법정을 준비하며 정씨를 가장 어렵게 했던 것은 ‘위안부 문제가 과연 해결 될 수 있을까’라는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가능성을 믿고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라는 정씨는 “할머니들에대한 왜곡된 시각이 가장 먼저 바뀌어야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50여년간 가슴속에 묻어둔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 정은정씨의 노력이 이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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