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중심가 신촌. 그곳에 증권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는 최근 2~3년간 증권거래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이 부쩍 증가한 요즘, 단순히 넘길 문제는 아닌 듯 보인다.

IMF이후 개인의 자산관리가 중요해졌고, 학생들은 용돈벌이에 나섰다.

때맞춰 주식시장의 활황과 주식투자로 한밑천 잡았다는 사람들 얘기로 매스컴은 떠들썩하고 직접 객장에 나서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주식투자가 가능하다는 이모든 상황이 학생들에게 "주식하면 돈번다"는 관심과 기대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붕했다.

한화증권 사이버증권팀 촤찬상씨는 "수익률게임이나 모의투자에서 대학생의 참여수가 과거에 비해 많이 늘었다.

이는 젊은 세대들의 상징인 사이버 거래가 연초 3~5%에서 현재 40%로 증가한 것을 봐도 알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관심의 증가는 학교마다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주식 관련 동아리나 소모임에서도 확인된다.

고려대 "증권경제연구클럽", 인하대 "블루칩"등 증권 관련모임은 점차 늘고 있는 추세이고 호응도 꽤 높다.

지난 3월에 만들어진 서울대 "마이다스"의 경우 모집공고후 70여명의 회원이 순식간에 모였다.

학교 차원에서도 학생들의 욕구에 부합해 주식 관련 교양과목이나 사이버 증권시장을 개설하고 있다.

성신여대 교양과목 "증권시장"을 수강했던 윤희정양(경영학과 석사 2학기)은 "수업때 배웠던 내용이 실제로 적용되는지 궁금해 실전투자를 시작했다"고 말한다.

중앙대 사이버주식시장 (http://stock.cau.ac.kr)은 인터넷을 이용한 주식게임으로 처음 문을 연 97년 당시 호응이 좋아 현재는 관련 교과목을 재택 강의 중이다.

이 과목을 개설한 장경천 교수(경영학과)는 "경제나 경영을 전공하지 않는 학생들도 주식투자를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전한다.

전문 주식투자자들은 주식을 자본주의의 거울에 비유한다.

주식시장을 이햐하는 것이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것이란 뜻이다.

이에 장교수는 "도를 넘지 않는 주식투자는 개인의 자산활용과 더불어 사회적으로 산업자본이 되어 경제 발전에 이바지 할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바른 주식투자를 위해서 경제를 비롯 정치, 사회 전반에 대한 폭 넓은 이해와 관심이 필요하며 이는 얘비 사회인으로서 사회 흐름에 대한 안목을 기른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주식투자가 학생의 본분을 망각할 정도로 지나칠 경우 문제가 된다.

"대학 1학년때 주식투자를 시작한 뒤 그것 자체가 진로이자 놀이가 돼 다른 어떤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박정윤군(고려대 일문·4)은 제2회 한화증권 사이버수익률대회 우승자로 현재 한화증권에 입사한 상태이다.

그는 주식때문에 전공, 동아리 등에는 전혀 신경쓰지 못했다며 후배들에게 "주식을 하고 싶다면 공부할 때가 아닌 여가를 활용하라"고 한다.

이와 관련 성신여대에서 증권시장을 강의하는 김성표 강사(경영학과)는 "많든 적든 대학생이 자시 돈을 넣어두면 아무리 수업시간이라고 해도 시장이 열려있는 동안에는 신경이 쓰여 시간을 많이 뺏기게 마련"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수업이 끝나기가 모섭게 투자상황을 체크하거나 PC방 혹은 컴퓨터실에서 각 증권사의 홈페이지를 열어두고 친구와 논의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이미 어렵잖게 볼 수 있다.

나우누리 증권 동호회인 나우스탁 시삽인 양자완군(상지대 경영·4)은 "주식투자라는 돈과 직결된 이해를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동호회 성격이 친목 위주보다는 정보교환중심이나 투자클럽화 되고 있다"고 한다.

주식시세에 따라 정기모임 참가인원이 달라지고 게시판에 올라온 정보로 인해 돈을 잃게된 회원들 간에 다툼이 나기도 하는 등 서로에게 냉랭해지는 현실을 안타까워 한다.

노동의 가치를 알지 못한 채 일확천금을 노리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것은 비극이다.

대학생들이 목적 없이 "왜 주식투자를 하는가"가 아닌 "돈을 얼마 벌었느냐"는 결과만을 고려하는 것은 배격해야 한다.

특히 대학생들이 접근하기 쉬운 각 증권사의 사이버증권투자대회 등은 각종 경품을 내걸어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에게 주식투자에 대한 순수한 관심보다는 돈벌이 목적으로 크게 작용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틈새를 파고든 주식에 대한 열기는 약간의 이익을 보 학생들이 진정한 가치가 아닌 순간순간 시장 상황에 따른 맹목적인 투자에 빠지게 하는 경향이 있다.

주식투자는 자신의 판단과 자신의 책임하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주식투자로 인해 무책임하고 돈에 노예가 된 학생들을 양산할 조짐이 갈수록 극명하게 드러나는 현실은 분명 경계해야 한다.

김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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