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월 김활란 상"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학내에서는 제정 찬성과 반대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고 외부에서는 대부분 제정 반대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이 논쟁들을 보면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그러한 비판이 친일행위만을 본 맹목적인 것은 아닌가, 또 이 상을 빌미로 이화 전체를 비난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것이다.

실제로 통신상에 올라온 글 중에는 김활란 박사 또는 상 제정에 관한 정확한 지식 없이 단지 비판만을 일삼는 경우가 많다.

즉 김활란 박사가 교육가·여성 운동가·민간외교관·종교지도자로써 활동한 공적은 아에 모르거나 구체적인 친일 행위를 모른 채 친일파라고 비난하는 것이다.

김활란 동상을 뭐뜨리라며 구체적 방법까지 제시하는가 하면 수업료·등록금 납부를 거부해 상을 취소시키라는 선동적 문구까지 감정적 반응이 많다.

학생들도 상 제정에 앞서 김활란 박사 또는 상 제정에 대한 정확한 제보가 학교측에 제공되지 않아 스스로 판단하거나 반박하지 못한채 외부 의견에 끌려가는 경우가 많다.

10월24일(일) 개최한 집회를 민족문제 연구소가 아닌 총학생회가 주최한 것으로 알거나 상금의 출처를 학교발전기금으로 잘못 알로 있는 경우도 많고 총학생회가 붙인 김활란 관련 대자보의 여백에는 김활란이 누구인지부터 밝혀달라는 목소리가 높다.

또 한편에선 위와같은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도 비판하는 것과 김활란박사 = 이대 = 여자대학이라는 공식을 성립시켜 전체 여성을 비난하거나 본교와 본교생 전체를 비난하기도 한다.

이는 비단 이번 사건이 극한 된것이 아니라 고질적인 "이대 죽이기" , "여성비하"의 맥락에서 볼 수있다.

통신상의 글에서 "어디 여자대학이 먼저 나서냐"·"이대생에 하는 여대생들이 역사의식도 똑바로 갖추지 않고"·"해방 이화를 친일 이화로 바꿔라"·"오늘도 이대는 천왕만세라고 외친다"라는 표현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여성연구원장 이상화교수(철학과)는 "통신의 글을 보면 남성의 90%이상이 체계적인 비판이 아닌 이대에 대한 선입견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본교생들이 이화여성, 한국 여성의 맥락에서 김활란 박사에 대한 체계적인 판단 후 대응해야 하며 의견에 위축되거나 추종해선 안된다"고 말한다.

학교측은 내년 5월 김활란 박사 재평가를 위한 세미나를 계획하고 그때까지 김활란 박사에 대한 입장 표명을 유보하겠다고 한다.

현재 김활란 박사에 대한 평가, 그리고 이를 기초로 한 김활란 상에 대한 논리적 체계적인 비판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것이다.

그러나 김활란 상에 대한 논쟁이 지금까지와 같이 맹목적 비판이거나 이대 전체를 욕하는 것이라면 분명 재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잘못된 비판에 끌려가지 않는 주체적인 이화인의 판단이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김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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