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동자 정리해고 현황 및 대응 움직임 점검

IMF한파로 온 국민의 마음이 얼어붙고 있는 요즘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여성 우선해고의 움직임은 여성계를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기혼여성에게 ‘가정일로 회사일에 소홀하다, 여성은 근속연수가 짧아 생산성이 안오른다’며 트집잡던 기업이 이제는 가정에 돌아가라며 우선해고를 하고 있다.

불과 몇달 사이에 휘몰아쳐온 외환위기와 부도사태 그리고 IMF관리경제로의 돌입은 여성들에게 오로지 인내와 희생만을 요구하고 있다.

‘금 내놔라, 물가인상 감수해라, 해고도 감수해라, 여자가 좀 참아라, 참고 인내하면 경제위기를 벗아나게 되고 그만큼 보람이 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보람’이 여성에게도 적용될 수 이쓴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문제다.

IMF지원을 통해 성곡적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한 사례로 흔히 멕시코를 말한다.

그러나 멕시코가 외채를 제때 갚은 것은 사실이지만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극심화돼 국민의 20%가 절대 빈곤에 시달리는 등 경제구조는 더욱 악화됐다.

IMF는 국제다국적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기구로 자금을 지우너해 줄때는 그 나라에서 국제다국적 자본이 돈을 벌 수 있도록 터를 닦는 작업도 함께 한다.

멕시코의 전례는 IMF관리경제를 겪는 것만으로 올바른 경제구조가 담보되는 것이 아니로 오히려 다국적 자본이 손해를 안보게금 사회적 약자에게로 희생의 화살이 돌려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렇기에 우리나라 역시 IMF관리경제를 인내와 희생만으로 통과하려 할 때, 사회적 약자인 여성에게 더욱 가혹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나라는지난 10년간의 경제성장에 다라 여성노동자의 수가 증가해왔다.

그러나 여성노동자의 대부분이 비전문직·일용직·파견직 노동자로 노동시장에서 그 수가 증가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저임금·비정규직으로 편성된 노동시장에서 여성들은 미약하게나마 이러한 자본의 요구로부터 비교적 벗어나 있는 정규직을 확보해왔다.

그간 여성계와 여성노동자들이 평생평등 노동권을 확보하기 위해 줄기차게 투쟁해온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우선해고의 대상은 정규직 여성노동자이다.

경제위그를 틈타 전문 사무직 여성을 해고 1순의에 놓고 이미 대기발령, 명예퇴직, 권고사직, 부당인사이동 등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여성노동자들이 힘겹게 쌓아올린 고용평등의 성과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생계책임이 덜한 여성이 양보해야되는 것 아니냐’며 여성의 우선 해고를 당연히 여기는 것은 단순히 한 여성의 실직 차원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더 많은 수의 여성노동자가 해고 불안에 떨며, 불평·부당한 처사에도 참고 눈을 감을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이번에 불어닦친 여성고용불안이 그간에 힘들게 일궈왔던 고용평등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IMF의 긴 터널을 통과했을때 여성노동자는 파견노동자·비정규직 노동자·저임금 노동자의전담자로 자리잡고 있으리라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남여 구분없이 정규직 노동자의 위치가 위협받게 되며 한층 더 불리한 여성노동자는 고용안정확보를 위해 예전의 첫걸음을 다시 내딛여야 할 것이다.

현재 광범위하게 일어 나고 있는 여성우선해고에 대해 여성계는 상담창구 개설·감시활동·성차별적 해고에 대한 시정촉구 및 고발 등 즉각적으로 부당해고에 대한 저항을 시작했따. 이러한 성차별적인 여성고용을 반대하는 여성의 목소리는 단순히 여성을 권익을 보호하자는 차원이 아니라 IMF경제위기를 약자의 희생을 통해서가 아닌 올바른 구조 개혁으로 더 나은 사회로 발전을 꾀하자는 제안이다.

따라서 우리는 ‘남성-직장’,‘여성-가정’이라는 가부장적 성별분업의 논리가 IMF경제체제하에 공공연히 적용되고 있는 현실에 강력한 비판을 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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