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유권자들의 선거운동 실태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기존 정치권 또는 진보진영의 대선에 참여하는 대학생드의 홀동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이러한 대선활동에 참여하게 된 경로와 역할, 활동 등에 대해 몇가지 우려지점들이 제기되고 있다.

대학생들의 대선참여 활동은 대체로 신한국당이나 국민회의 등 기존 보수정치권에 개별적으로 참여해 자원봉사를 하는 경우와 국민승리21 등 진보진영 소속 자원봉사단 ‘국민승리21 학생추진위원회- 희망21(희망21)’과 같이 자발적 단체를 조직한 경우 등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기존 정치권에 참여해 자원봉사를 하는 대학생들의경우 일반적으로 정치적 경험을 직접 해보고싶은 호기심에 의해서, 또는 선배 등 주위사람들을 통해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이들이 이러한 경로로 대선이라는 공간에 직접 개입하게 되면서 대사회적인 사안에 대한 자신의 시각을 갖기 이전에 한쪽의 시각에서만 편향적으로 대선에 접근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민회의에서 대학생 모니터링 활동을 하고 있는 김영미양(건국대 문헌정보·4)의 경우“한 정당에 소속돼 일을 하다보면 타후보와의 정책배교 등에 있어서의 분별력이 떨어지기도 한다”고 말한다.

또한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의 경우 기존 정당 내에서 여러가지 역할을 부여받게 되는데 일반적으로는 전화홍보요원이나 대학내 구전홍보를 통한 선전작업, 소식지 편집이나 선거운동의 소규모 기획을 잡는 역할, 행사장 내 경호·입구안내 등의 질서유지 역할을 맡게 된다.

국민회의에서는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모니터링 작업을 통해 정당의 정책·후보활동 비판을 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은 일반 자원봉사자들과 별반 차별지점을 찾을 수 없는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신당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원윤호씨(용인대 체육·87년졸)는 “대학생 시절 신한국당에 있을 때부터 2년여 활동을 해왔는데 주로 행사가 있을 때 인원을 동원하는 일과 후보의 경호·단상주위의 질서를 유지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기존 자원봉사자들과 차별성 없는 몇몇 활동들에 대해 대학생들이 처음 정치에 참여하는 과정에 있어 단지 ‘몸대주기’차원으로 전락하는 거이 아닌가 하는 비판적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민중대통령후보추대와 보수재벌정치분쇄를 위한 전국학생추진본부(전학추본)’투쟁국장 임상원씨는 “대선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활동에 있어 학생들이 단순히 선거운동의 업무를 도와주면서 할 수 있는 일은 기존 정치권의 행로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니고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정당의 이념과 정책 등을 수용하기 이전에 학생 스스로 정치의식을 고양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한편 ‘국민승리21’의 공식적 기구중의 하나로 자원봉사단을 구성하고 있는 ‘희망21’의경우 국민후보운동을 통해 ‘97대선에서 민주와 진보의 정치적 기반을 쌓아 이를 바탕으로 민주적 정치질서수립’할 것을 목푤 지난 달초 구성됐다.

이들은 내부적으로는 상근 실무자와 각 학교 단위 책임자 회의로 구성돼 있어 실무자들은 선전작업과 각종 행사 홍보, 자원봉사자 모집을 하고, 각 학교단위 참가자들은 각종 행사 자원봉사와 후원과 홍보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 역시 기존 정치권의 자원봉사자 대하생들과 큰 차별성 없이 소식지 제작·소규모 기획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민주주의 실험장으로서 일컫어지고 있는 대선에서 대부분 유권자로서의 첫 권리를 행사하게 된 대학생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그러나 그 이전에 대학생 스스로 주체의식을 정립하는 것이 요규되고 있다.

이에 임상원씨는 “90년대 들어 저항의식의 요람이라는 대학이 기존사회의 축소판으로 보수화됐다”며 “우선 의식을 고양시킬 수 있는 ‘의식의 진지’로서의 대학의 역할을 회복하는 거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한다.

대학생들의 대헌활동에서는 그 이전에 사회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문제제기의 과정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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