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세계 3대 거짓말이라고 하는 것이 있다.

처녀가 시집 안가는 것, 그리고 장사꾼이 밑지고 판다는 것이다.

각 후보와 정당들은 지키지도 못 할 온갖 선심공약을 일관성없이 남빌하고 유권자들은 그 공약들이 과연 실현가능한 것인지 또 실제 어떤 효과를 가져올 것인지에 대해서 깊은 생각없이 더 화려하고 그럴듯한 공약에 표를 던진다.

어차피 안지킬 약속이므로 아예 선거공약과는 관계없이 투료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느 쪽이든 선거공약은 공약으로 끝나고 마는 것이다.

이러한 과대선거공약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여성에 관련된 공약이다.

우리의 사회구조속에서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지 못하다는 것에는 이견이 별로 없을 것 같다.

이렇게 경제적으로 소외되고 사회적으로 차별받는 여성이 유독 선거때만 되면 만년 대기석으로부터 갑자기 무대중심에 등장하는 듯한 느낌을 갖는 것은 민주주의의 1인 1표 원칙때문이다.

투표할 수 있는 나이가 된 사람은 누구든지 한 표를 행사할 수 있고 인구의 반을 차지하는 여성은 중요한 표밭이 되는 것이다.

특히 요즘 여성들은 예전처럼 남편·오빠·아버지의 의견에 전적으로 의존해서 후보를 택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올해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예외없이 여성과 관련된 선거공역이 쏟아져 나오 고 있다.

각 정당마다 내놓은 여성정책은 여성의 경제활동 활성화 정책으로 집약되는데 한마디로 말하면 미래의정보화시대는 여성이 주역이 되는 시대일 뿐 아니라 21세기는 영성의 적극적인 경제활동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자기 정당이 얼마나 여성을 존중하고 있으며 심지어 오랜동안 여성에게 애정을 바쳐도 알아주지 않았다는 푸념까지 늘어놓으며 여성의 경제활동을 위해 무엇이든지 할 것처럼 어디서 들어본 듯한 것은 모두 공약 메뉴판에 제시하고 있다.

다른 당에 비해 하나라도 빠질세라 전부 열거하다 보니 모든 당의 정책들이 항목과 그 내용에 있어 천편일률적이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자고 나면 새로운 정단이 생기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지만 정당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이고 어떤 정책적 특색을 갖는지에 대해 찾아볼길이 없고 말만 무성하다.

현재와 같은 차별적 구조에서 여성에게 과연 중용한 정보의 접근이 가능한지도 의심스러운데 마치 정보화시대만 되면 여성의 세상이 되는 것처럼 떠드는 것을 볼때 여성정책은 고사하고 먼저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남녀고용평등법도 개정하고공공기관에는 무조건 여성을 30%를 채용하도록 하고 30%를 채용하는 민간기업에는 온갖 혜택을 다 주고 여성경제인은 창업도 먼저, 판매도 우선순위를 준다고 한다.

어린 자녀에 대해서는 무상으로 돌봐주고 학교급식은 늘이고 사교육비는 줄이고 재취업을 원하는 주부는 훈련도 무상으로 해주고 심지어 취업장려금까지 준다고 한다.

자율시장경제를 지향하며 작은 정부를 실현하겠다는 사람들이 여성부까지 신설하겠다고 한다.

대부분 세부적으로 뾰족한 실시방안계획이나 재원확보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이보다 더한 일들도 마치 마음만 먹으면 자동으로 해결된다는 듯한 태세이다.

도대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이 많은 일들을 그동안은 일부러 새행하지 않았다는 말인가? 현재 3급공무원 825명중에서 여성은 13명으로 1.6%를 차지하는데 그치고 있다.

작년에 시행된 공무원 채용목표제로 인해 채용된 여성이 18명이고 공기업 106개 중에서14.2%만이 공기업 인텐시브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998년 여성 공무원 채용목표는15%라고 한다.

벌금을 내더라도 여성보다는 남성을 채용하고 싶어하는우리네 기업들의 속마음을 생각하면여성들의 초라한 현실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인 거창한 선거공약들이 더욱 아득하고 생경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러나 다시 한번 기대해 보는 어리석은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선거가 끝나고 공약을 약속한 사람과 약속받는 사람 모두 그 내용에 관심이 없어진 뒤 과연 얼마나 시행될 수 있을 지는 두고 봐야 하는 일이지만 선거공약이 공약으로 끝나지 않고구속력이 있는 약속이 되게 하는 것은 여성들 자신에게 달려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미국의 올브라이트가 최초로 여성국무장관이 된 것은 클린턴 대통령이 단순히 여성을 좋아하는 사람이어서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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