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민주항쟁 10주년 기념 학술대토론회-‘6월 민주항쟁의 과정, 주체, 성격’

6월 민주항쟁은 과연 ‘미완의 혁명’인가. 5월 26일(월) ‘6월 민주항쟁(6월 항쟁) 10주년 기념 학술 대토론회’에서는 ‘6월 민주항쟁의 과정, 주체, 성격’이란 주제로 이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활발히 이뤄졌다.

현실적으로 6월 항쟁후 10년밖에 지나지 않아 구체적인 관련 학술성과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6월 항쟁의 성격, 도전 연합내의 성격과 갈등구조, 6월 항쟁을 이끈 세력에 대한 규정, 6월 항쟁과 노동자대투쟁과의 연결성 등이 계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으로 이날 학술토론회 역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발전적 모색을 위해 마련됐다.

우선 6월 항쟁 과정의 변화양상에 대해 ‘6월 민주항쟁의 전개과정’이란 주제로 윤상철 씨(서울대 강사, 사회발전 연구소)가 발표했다.

윤씨는 “6월 항쟁(6.10국민대회 이후 6.26평화대행진까지의 시기)은 절반의 실패가 내재된 기민항쟁이었다.

”고 규정하고 6월 항쟁을 가능케 했던 도전연합의 주체와 성격을 분석했다.

최대규모의 도전연합인 국민운동본부의 출범은 개헌논의 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개헌논의 유보·현행헌법을 통한 정부이양 등을 내용으로한 정권의 ‘4.13 호헌조치’가 원인이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윤ㅆL는 6.29선언을 통해 국민운동본부의 요구였던 대통령직선제를 지배블럭이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고 평가했으나 87년 대선을 통해 여전히 유지된 지배블럭의 통제력·노동계급의 불참으로 인해 협소해진 도전연합의 폭·6.29선언이 중간계급의 요구만을 받아들여 투쟁의주체를 한정시켜 버린 점에서 6월 항쟁에 대한 ‘절반으 실패’를 지적했다.

두번째로 ‘6월 민주항쟁의 이념·주체·전략’에 대해 발제한 조현연씨(외국어대 강사,한국정치연구회)는 “87년 대통령선거는 지배블럭 내부에서의 권력이동과 국부독재의 합법적 재생산으로 귀결됐다”며 “민중운동의 패배로 귀결된 6월 항쟁의 종결과정은 이후 민중운동의 위축과 방향상실을 가져왔다”고 전제했다.

조ㅆL는 6월 항쟁의 이념에 있어 국민운동연합내에 개헌에 매몰된 보수야당의 주장(기본적 체제속에서 권력변동 지향)과 민중운동진영이 추구했던 ‘민족적·민중적민주주의’(민중의 이해를 대변하면서 변혁을 지향)를 비교하며 후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6월 항쟁의 주체부문에 있어 민중 주도론의 입장에서 ‘중상층 주도론’이 6월 항쟁의 성격과 의의를 축소시키면서 민중들의 투쟁을 일정수준으로 제한하려는 이데올로기적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관련 중산층 주도론 문제에 있어 ‘넥타이 부대’라 불렸던 사무직 노동자들을 중간계급으로 사고하는 경향에 대해 이들을 노동자계급과는 다른 범주로서 중간계급으로 규정할 수 있는가라는 계급분류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결론에서 조현연씨는 6월 항쟁이 보수야당 등의 비타협적 투쟁으로 인해 한계지점을 닥을 수 밖에 없었고 그 성격을 단지 군사정권과의 타협적 민주주의가 아닌 ‘민중 배제적 민주화’로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중기씨(한신대교수,한국산업사회학회)는 ‘6월 민주항쟁과 노동자대투쟁’이란 주제를 통해 6월항쟁과 6.29선언 이후 두 달간 집중적으로 전개된 87년 노동자 대투쟁과의 연결지점을 모색했다.

87년 노동자대투쟁에 대해 노동자계급이 6월 항쟁을 주도하거나 하나의 계급세력으로 참여하지 못했고 그들의 요구사안이 대체로 단위사업장을 벗어나지 못한점 때문에 그들의 투쟁이 경제적 투쟁에 머물렀다는 비판이 제기돼고 있다.

그러나 노씨는 ‘작업장 민주주의 확보’를 주장한 것은 노동자 대투쟁의 보편성향이었음을 지적하며 그 성격을 불리한 정치적 환경속에서 노동자 대중이 수행한 ‘또다른 6월 항쟁’이라고 밝혔다.

즉 노동자 대투쟁을 6월 항쟁의 연속선상에서 발생한 민주화투쟁이라고 정의했다.

이후 열린 토론회에서 6월 항쟁의 성격정의와 중산층에 대한 구분이 명확치 않은 점, 민중의 범주 설정, 정치투쟁과 경제투쟁의 구분 등에 있어 문제가 제기되었으나 대부분 뚜렷한 해결지점 없이 끝났고 쟁점이 정리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6월 민주항쟁 10주년을 맞으며 이와 같은 재평가 작업이 ‘역사’속에서만이 아닌 ‘현실’과외 관계 모색을 통해 제대로 평가가 이루어 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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