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금) 박종철출판사·대학생신문사의 주최로 윤수종교수(전남대 사회학과)의 ‘안토니오 네그리의 정치경제학 비판’강연이 서울대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은 현실사회주의의 몰락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마르크스주의의 위기론에 맞서 현실비판을 통한 대안 모색과 대학사회의 진보적 흐름을 형성하려는 취지로 마련됐다.

프랑스 빠리 제8대학 정치학교인 안통니오 네그리는 잉여가치론·이윤론 등 마르크스의 핵심적인 개념들을 현대에 적합하도록 해체·재구성한 대표적인 이론가로 평가받고 잇다.

그는 기존 자본중심의 정치경제학 비판·살아잇는 노동주체의 확장을 중시하는 ‘아우토미아’운동·노동자의 혁명적 주체성 강조 등을 주장해 왓다.

윤수종교수는 “「자본」을 위시한 기존 마르크스주의의 정치경제학이 주로 ‘자본’의 메카니즘에 치우친 것에 반해 네그리는 자본에 항상 적대적으로 상충되면서 자본의 위기를 만들어 내는 ‘노동’에 착목한다”고 설명한다.

네그리는 생산중심의 ‘공장안’착취와 이윤추구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상품이 유통되는과정인 ‘공장안’착취와 이윤추구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품이 유통되는 과정인 ‘공장밖’에서 형성되는 자본·노동의 움직임을 중요시한다.

자본주의 사회의 그물망은 1차 생산물과 얼마간의 잉여가치만을 착취할 정도로 느슨하지 않다.

여기서 네그리가 주시하는 정치경제학의 핵심은 ‘유통’을 통한 사회적 착취의 확장이다.

‘자본의 사회화’과정은 화폐가 상품의 가치증식을 결정하는 매개기능을 하며 이 ‘사회적 자본’의 잉여가치 착취는 유통을 통해 보다 전면적으로 노동과의 적대관계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윤교수는 “생산에만 집착햇던 정치경제학의 편협성을 넘어설 수 잇고 사회적 자본에서 ‘분리’된 노동자 계급의 광범위한 투쟁을 재생산해 오히려 노동자 주체성의 새로운 공간을 확장할 수 있는 여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거대자본이 세계 곳곳에 침투해 들어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자본의 공세에 바ㅈ서기 위해 현실의 취약한고리를 단단히 엮을 수 잇는 방법에 대한 다각적인 모색의 필요성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산업의 기계·자동화가 이뤄진 현대 산업구조속에서 소외된 ‘노동 혹은 노동자’가 더욱 전면전으로 떠오르고 있다.

점점 사회적 자본은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비물질적이며 사고를 생산해 내는 특징을 가진 지적노동자를 강요하고 잇다.

그러나 이러한 자본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세력은 여성·이민조동자·동성애자 등 다양한 마이너리티이다.

현재 이탈이아·프랑스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노동의 주변부에 있으면서 강력한 사회적 노동계급을 형성해 주도적인 투쟁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이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때인 이탈리아 ‘1968년운동’를 기점으로 전반적이 각영역에서 전혀 새로운 방식의 운동이 대두하게 됐다.

노동운동의 경우 단순히 노조중심의 협상에만 그치지 않고 주택점거투쟁 등 노동자의 ‘공간’을 확장시켜 나가는 방법을 모색하게 됐다.

즉 기존의 지배장치를 해체하는데만 촛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대안으로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내용성을 무엇보다도 중시한다.

이러한 내용을 풀어내는데 네그리는 ‘아우토노미아’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이는 자본중심의 가치관에서 파생된 ‘착취와 중심으로의 일방적 흡수’를 지양하고 노동을 통해 ‘자기가치증식(자아의 욕망 분출)’을 확장시켜 노동자의 주체성을 실현하는 것이다.

이에 자연스레 주체가 그 특이성을 견지하기 위해서 기존체제에 대항, 반복적으로 새로운 것을 구성해 나가는 ‘역능’을 발휘하게 된다.

또한 여기서 더 나아가면 산 노동자의 욕망을 실현시킬 수 있게 되는 공산주의로 이르게 된다.

이는 국가권력의 모태나 소유관계로 인해 제약되지 않는 노동자 주체의 자기가치를 증식해가면서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을 도모하는 것이다.

이러한 도식에 대해 운교수는 “국가기관이 강화된 채 오히려 국민들의 노동을 억압했던 현실사회주의에 대한 반성속에서 도출된것”이라며 “노동자 주체의 자기확장면에서 공산주의는 무조건적인 ‘적의 타도’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는 것중에 기초한 새로운 내용의 생산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네그리의 이론이 포스트모더니즘은 탈구조주의 정도가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존재하고 대부분 서구 자신의 사회를 전제로 해 우리나라의 현실로써는 다분히 어색한 옷을 껴입는 것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세계자본주의 ‘세계시장’을 건설해나가는 시점에서 우리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자본주의 사회속에서 ‘소수로 취급받고 착취받는 다수’가 존재하는 한, 그리고 자신이 진정한 노동을 실현시키지 하는 한 자본 자체내부에는 엄청난 파괴와 전복을 촉발해내는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러한 내적 모순 자체가 끊임없이 마르크스주의의 현실에 접목시켜 탈억압과 진정한 노동해방을 감행하게 만드는 원인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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