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사회에 박정희가 되살아나 거리를 마음대로 활하고 있다.

그의 복음은 그에 대한 향수와 함께 우리 사회를 풍미하면서 그를 추종하는 신도 수를 확장시키고 있는 것 같다.

최근에 언론들은 박대통령의 생가를 돌아 보는 추모객들이 상당수임을 지적하면서 박정희에 대한 향수가 대단히 일고 잇음을 보도하고 있다.

신세대들 사이에서도 박정희의 인기는 복제하고 싶은 인물 3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높을 뿐만 아니라 박정희의 생이를본격적으로 조명하고있는 소설이 출간 1개월만에 6만부나 팔릴 정도니 박정희 붐은 실로 대단하다 할 수있다.

이처럼 박정희 붐은 정치권까지 움직여 박정희에 대한 향수를 자신들의 지지기반으로 활용하려는 경지에까지 이르고있다.

이와 같은 박정희에 대한 향수의 원천은 두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그 하나는 박정희에 대한 국민적 향수가 박정희 정권의 우월성에 기인한다기 보다는 현 김영삼정부의 정치 ·경제적 실패에 따른 실망감이 깊어지면서 나타나는 복고적 성격을 다분히 가지고 있다는점이다.

박정희에 대한 향수의 또다른 근원은 아마도 70년대에 이룩한 산업화의 업적에서 기인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오늘날의 심각한 경기침체는 6·70년대에 이룩한 산업화를 통한 경제발전을 더욱 생각하게 되고, 그것을 가능케 한 박정희 대통령의 리더쉽을 막연히 그리워 하게 되는 데에서 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박정희 시대에 형성된 일부 기득권층이나 그의 추종자들이 국민들 사이에 스며들고 잇는 향수를 부추기면서 박정의를 다시 살려내는데에 열을 올리게까지 되었다.

그들은 언론매체에 박정희에 대한 일방적 증언을 필두로해 인간 박정희의 재평가 작업에 본격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그들은 박정희가 민족자존·경제발절·자주국방 등과 같은 당시의 시대적 과제를 정면으로 돌파해 오늘날 경제성장의 기반을 닦았음은 물론 정치적 민주화의 초석을 닦았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박정희에 대한 국민적 향수에 편승해 이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박정희 살리기는 역사적 진실을 은폐하거나 국민 일반, 특히 새롭게 자라나고 잇는 세대들에게 왜곡된 역사관을 심어 줄 위험성이 다분히 숨어잇는 역사적 범죄 행위라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한 시대나 한 체제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거나 전면적으로긍정하는것 모두 역사적 진실을 외면하는 것이라면 박정희에 대한 재조명은 박정희 정권의 정당성, 통치능력, 그리고 업적에 대한공정한 평가를 바탕으로 해 이뤄져야만 한다.

박정희의 공과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외면하고 현재의 우울한 정치현실에 대한 반발심리에 편승, 박정희 살리기를 전개하는 것은국민의 역사 의식을 흐리게 하는 커다란 과오인 것이다.

박정희에 대한 진정한 재조명은 그의 치세에 있었던 공헌 뿐만 아니라 그가 저질렀던 역사적 과오 또한 철저히 규명해 그러한 사실을 객관화시킬 때만이 가능한 것이다.

우선 그는 군사쿠데타를 통해 국민에 의해서 선택된 민간정부를 전복하고 정권을 잡았다는 사실에서 정당성은 인정되지 않는다.

그가 산업화 노력을통하여 경제적으로양적팽창과 발전을 이룩했을지라도 그것으로서 그의 불법적 겅원 탈취 과정이 정당화 될 수 없다.

경제의 논리로 정권의 불법적 탈취과정이 용인됨으로써 우리는 제2의 쿠데타를 목도하지 않았는가? 우리가 이 점을 철저히 인식하지 않을 때 물리력에 의한 또 다른 불법적 정권 탈취과정이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박정희의 근대화 노력 역시 냉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그는 근대화를 민주화가 결여된 산업화로 인식하고 이를 강력히 수행해 경제적으로양적 팽창은 이룩했으나 그로 인해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반드시 해결돼야 할 과제로 서 부각되고 있는 공평한 분배의 결여, 농업부문의 몰락, 노동의 문제,그리고물질만능주의의 팽배등과 같은 부작용이 배태됐음이 분명하게 규명돼어야만 한다.

무엇보다도 박정희에 대한공정한 평가를위해서는 그의 치세에 있었던 정치적·경제적·사회적 통제의 본질과 그것이 우리 사회에 가져온 제반의 영향을 냉철하게 부각시켜야만 한다.

제도적으로 이뤄졌던 그의 통제 방식은 한국사회에 제도적 갈등, 계층간 그리고 지역간의 갈등을 포함하는 집단갈등의 원천이 됐으며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정경유착의 문제와그로 인한 정치적·경제적 부패 등을 결과하였음을 분명히 인식해야만 한다.

박정희의 공과에 대한 철저한 규명을 결여한 채 박정희가 갖고 있는 긍정적인 측면만을 강조하거나 그에 대한 국민들의 막연한 향수에 편승해 이를 부추기는 박정희 살리기는 역사를 죽이고 국민을 다시 한번 오도하는 범죄인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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