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도 주민들이 농성중인 인천 답동성당에 들어가자 ‘발전소 건설 반대’라고 크게 쓰인 깃발과 한켠에 자리잡은 허술한 천막이 눈에 들어왔다.

생계까지 포기하고 17일(토)부터 천막농성을 시작한 이들에게 발전소 건설 반대는 분명 ‘먹고 사는 일’이상의 것이었다.

“96년에도 60일 동안 천막농성을 한적이 있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에요. 그러나 온 마을 주민들이 이렇게 나서게 된것은 지난 14일(수) 인하대 축제기간동안 영흥도 문제를 알리기 위해, 갯벌주점을 열던 투쟁위원회(투쟁위) 대표님 등이 연행되면서 부터입니다”라고 말하는 투쟁위 사무국장 정윤기씨. 그날 새벽 2시에 영흥도까지 공권력이 들어오자 80살 할머니까지 함께 싸웠다며 작년부터 마을 주민만 15명이 연행되거나 구속됐다는 이야기를 꺼낸다.

이렇게 영흥도 주민이 발전소 건설을 놓고 필사적으로 투쟁하는 이유는 뭘까? 문제의 시작은 92년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원자력 9기와 맞먹는 대규모 유연탄 화력발전소 12기를 영흥도에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것에서 부터다.

이로 인해 발생할 엄청난 환경피해가 영흥도의 문제로 떨어지긴 했으나 정씨는 이것이 단지 영흥도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강하게 말하는데. “우리가 발전소 건설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 보세요. 유연탄을 땔 때 나는 아황산가스나 어패류의 보고인 갯벌에 매립하는 연탄재 등은 심각한 대기오염과 해양오염을 일으킬 게 분명합니다.

환경처조차 이러한 환경피해를고려해 1,2호기만 건설이 가능하다고 말할 정도에요.”그러나 한전은 발전소 공사 이전에 시행하는 환경영향평가를 조작하는 등 충분히 예상되는 피해에 대한 어떠한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같이 무대포로 발전소 건설을 주장하는 한전에 대해 정씨는 ‘농약 친 콩나물을 파는 상인’이라고 빗대어 말한다.

이와 함께 정씨는 정부의 졸속행정으로 인해 심한 환경문제를 불러일으킨 인천 영종도 국제공항이나 시화호 문제를 보라며 아무리 국책사업이라고 해도 반대할 것은 해야한다고 단호학 얘기한다.

영흥도 투쟁을 통해 ‘이제 더이상 이익만을 위한 무조건적인 개발 논리는 통하지 않음’을 보여줘야 한다는 정윤기씨. 그는 앞으로 발전소 건설 문제가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 영흥도 주민들이 계속해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한다.

아직 영흥도에는 공권력과 주민들이 대치하고 잇다.

그러나 영흥도 주민들은흔히 말하는 지역이기주의때문에 공권력과 싸우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소중한 고향과 삶의 터전이, 그리고 이 나라의 환경이 한전의 잇속과 정부의 졸속행정으로 인해 영망도가 되는 것을 막기위해 그리도 힘들게 싸우는 것이리라. 영흥도 문제를 보면서 이제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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