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크지「비판」창간호 낸 박종철출판사의 안효상씨

우리가 어떻게 내일을 말할 수 있을까? 하나는 현실에 대한 ‘무자비한 비판’이다-「비판」중에서 약간은 ‘삐딱하게’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불평등과 억압이 존재하는 세상에 대한 당당함이 묻어 있다.

모든 지배적인 질서를 거부하고자 한다며 무크지‘비판’을 낸 박종철출판사 사장 안효상씨는 말한다“현대 진보진영의 가장 강력한 이론으로 존재했던 맑스주의가 자본주의의 유연화에 밀려 현실에 제대로 적용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모색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가 하려는 비판을 뭘까? 안씨는 이 시기가 ‘맑스주의에 대한 종언’을 고하며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승리로 끝났다고 말하는 것은 섣부른 주장이라고 얘기한다.

그는‘맑스주의가 언제 한 번 대중적 논의가 이뤄진 적은 있었는가?’라고 반문하고 이제 이론가들 사이의 정리를 넘어 현실속에서 대중 스스로 행동할 수 있도록 소통의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며‘비판’을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한다.

“과거 자신의 투쟁이 필연적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저항이‘찻잔 속의 태풍’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비판’속에서 새로운 움직임을 함꼐 만들어 가고 싶다”라는 그. 87년 6월 민주화 운동을 촉발시켰던 박종철열사의 서클 선배였던 그가 90년 출판사를 만든 것도‘비판’과 비슷한 문제의식이 담겨있다.

‘80년 광주’를 겪으면서 혼재된 이념속에, 운동의 미약한 지적 기반을 강화시키는 것이 큰 과제로 다가았다고. 그래서 이번에 출판사에서 7년의 과정을 거쳐서 낸‘맑스·앵겔스 저작 선집’도 이러한 작업의 하나로 볼 수 있다.

80년대 ‘모래시계 세대’인 그는 90년대 한때 유행처럼 휩쓸고 지나간 운동권의 후일담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80년대는 그 안에서 자신의 욕구를 희생했던 금욕주의 적 공동체주의의 모습을 많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반발이 90년대 초 많이 나왔구요. 여기에 이어 나타난 것이 개인주의의 시대인 90년대의 모습이니다.

문제는 개인주의 자체가 보수화 될 가능성이 많다는 겁니다”그는 이렇게 말하며 개인주의의‘급진화’를 말한다.

‘인간권리 회복화 해방’을 위해 현실의 모순을 극복해 나가기 위한 개인주의의 급진화는 결국 커다란 집단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지금 그는‘희망’을 이야기한다.

그저 멋대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모순에 대한 별다른 저항도 없어 보이는 이 시대에 안씨는 속시원한 비판을 통해 현실을 넘으려는 희망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그의 노력이 ‘비판’을 통해 대중과 계속 함계 해 나간다면 그 ‘희망’의 발견의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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