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창업열풍’진단

대학사회에 창업예비군이 형성되고 있다? 최근 대학생 하이에서 창업동아리·강좌 등이 크게 인기를 끌고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과 시도가 급증하는 등 대학생의 ‘창업열풍’이 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현실적인 기반에서 제대로 그 의미성을 살리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점도 제기돼 앞으로의 흐름이 주목되고 있다.

대학생들의 창업에 대한 높은 관심은 여러곳에서 나타난다.

서강대 ‘창업과 중소기업’·숭실대 ‘중소기업 창업론’등 각학교에 창업관련 과목이 개설돼 정원을 훨씬 웃도는 학생들이 수강하고 있는 상태다.

또한 서울대 공대 창업동아리 ‘벤처’등 자치적인 창업준비모임이 늘어나고 여러 종류의 창업박람회와 대학부설 교육원의 창업강좌에 많은 학생이 몰리고 있다.

이처럼 늘어난 대학생들의 창업열기에 대해 계속되는 경제불황으로 인한 ‘취업난’이 근본적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다.

각기업들이 신규채용을 억제하고 노동법의 개정으로 도입된 정리해고제·명예퇴직제도 등이 고용불안을 야기해 대학생들이 어려운 취업보다 애초부터 창업에 눈을 돌리게 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창업분야에서 대학생들은 주로 첨단산업위주의 ‘벤처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자본이 아닌 새로운 첨단기술·독창적 아이디어 만을 가지고 고부가가치를 생산해내는 기업을 말한다.

이러한 벤처기업의 창업 붐은 지금 정부가 경제회생정책으로써 중소벤처기업의 창업·경영을 적극 육성한다는 방침과 몇몇 ‘돈방석에 앉은’벤처기업 사장들의 실례가 크게 부각되면서 형성된 일련의 흐름으로 파악할 수 있다.

현재 정부는 우리나라의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벤처기업 전용 창업단지의 조성 등 각종 벤처기업 육성책을 적극 내세우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정책들이 뚜렷한 장기적 방향없이 하나의 ‘경제살리기 구호’에 지나지 않느냐는 비판이 강하게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전주성교수(경제학과)는 “현재 대기업·재벌중심의 경제구조속에서 벤처기업만을 집중육성하는 것은 대기업/ 중소기업형태의 이중구조를 형성할 뿐 근본적인 경제개형 방안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소리만 요란한 정부차원의 지원책은 구체적으로 제시된 방안이 없는 실정이다.

현재 벤처기업에 대한 의미와 범위규정 자체부터 정립되지 않앗으며 벤처기업들이 현실적으로 느낄수 있는 실무적 세칙이 전무한 상황에서 새마을 운동처럼 ‘잘해보자’는 정부의 목소리만 들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편 실제로 벤처기업은 급속한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도산가능성도 높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자본투자와 기술력이 탄탄하지 않은 산업구조에서 벤처기업의 지속적인 성공은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실제 일부 벤처기업에 대한 장외시장투자는 일반적 예상보다 못 미치는 성공확률을 보이고 있다는 자료도 제시됐다.

그럼에도 불구 일부 성공한 벤처기업 창업자들의 ‘신화’는 대학생들에게 새로운 ‘모험’으로써 누구나 성공할 수있다는 희망적인 시나리오만을 부각시키고 있다.

한국창업연구원 컨설턴트 정윤호씨는 “대학생들이 단순히 막대한 이윤울 추구하려는 목적은 경계돼야 하며 벤처기업을 창업할때 여러가지 제반여건을 객관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시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벤처기업이 제기능은 수행하기 위해 “최대난점인 자금조달이 원활하도록 여러가지 규제를 완화하고 기술만 가지고도 은행대출이 가능한 제도를 활성화하는 등 전반적인 구조개선이 기반돼야한다”고 제시했다.

지금의 대학생들의 창업열기는 대대적인 산업구조의 재편에 따른 단계적인 모습이라기 보다 정부의 ‘경제살리기의 대의명분 정책’과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다는 일부의 ‘신화’에 이끌리는 측면이 존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한 취업난 해결의 방편이나 막연한 환상에 이글려 구체적·체계적 계획없이 창업이라는 ‘모험’의 시도는 더 큰 ‘위험’만을 양산해내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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