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금)~6일(일) 전남대에서 열릴 5기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대의원대회(대대회)에서 한총련 주류 를 대표하는 강위원군(전남대 총학생회장, 국문·4)이 1천 45표 중 8백 50표 를 얻어 한총련 의장으로 선출됐다.

이번 한총련 대대회는 그동안 한명의 후보만이 출마, 의장 옹립의 형식으로 진행됐건 것에서 벗어나 현 한총련 주류의 통일운동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며 지현찬군(고려대 총학생회장, 서반어·4)과 백태현군(부산대 총학생회장 법학·4)이 출마했다.

두 후보는 한총련 의장선출외에도 지난 한총련사태 이후 더욱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학생운동의 위기’에 대한 문제제기와 그에 따른 방향성 모색을 중요 과제로 설정해 “이번 경선은 단순히 ‘통일투쟁 일변도’의 한총련 주류운동에 대한 문제제기 차원을 넘어 올바른 노선에 대한 평가를 통해 학생운동의 과제에 대한 진단의 장으로 사고해야 한다”며 경선의 의의를 밝혔다.

강위원장은 자주·민주·통일노선을 고수하며 ‘김영삼정권 조기타도 투쟁 , 전민항쟁(전 민중이 단일한 정치적 요구를 내거는 항쟁)을 이끌어 낼 것’등을 올해 한총련 과제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강의장은 한총련 사태에 대해 “정권의 폭압성을 극명히 드러낸 성공적인 투쟁이었다”는 평가를 내리면서 “연대항쟁의 정신을 이어받아 통일단결을 이뤄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와 같이 한총련 사태에 대한 주관적 정세파악과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은 문제인식을 통해 반미자주화투쟁·조국통일투쟁을 벌여내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잇다.

이에 대해 지현찬 후보는 “현 시점에서 통일운동은 몰정세적·몰계급적일 수밖에 없으며 노동자 민중이 억압받을 수밖에 없는 지금의 자본주의 체제에 명확한 비판지점을 세울 것”을 주장하고 ‘학생운동 위기’라는 당면과제를 풀기위해 ‘한총련의 대중화’부분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현찬 후보 집행위원장 조찬우군은 대중화 부분과 관련, 한총련 구조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수직적인 학생회 구조를 넘어 성·환경·정보 등을 통해 대중운동영역의 확장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와 함께 97년 대선에 대해서 “노동자, 민중의 정치세력화에 맞춰 대선 시기에 가능한 전술구사를 통해 어떠한 성과를 남길 것이냐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백태현 후보는 지후보와 달리 97대선을 중요하게 사고, 노동자 민중의 ‘독자적’정치 세력화를 내세우며 “무원칙적인 좌우 합작에 대한 반대와 반주사·반개량의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자주·민주·통일’이라는 한총련 강령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를 통해 “학생운동의 통일운동 자체가 정권에 의해 이데올로기적으로 이용당할 수 있다”며 현시가 한총련 주류에 의한 통일운동을 비판햇다.

한총련 의장 후보들의 이러한 견해뿐만 아니라 전북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전북총련) 중심으로 이뤄진 ‘한총련 혁신위원회’에서도 지금의 한총련이 학생들과 국민 정서에 맞는 실천 양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점과 ‘김영삼정권 조기타도’라는 인식이 주관적·비과학적 정세파악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과 지적에도 불구하고 5일(토) 진행됐던 총노선 토론에서 한총련 대중투쟁의 기조가 조국 통일투쟁·반미자주화투쟁 등에 중점적으로 맞춰져 있는 점이나 간부중심적 발언과 같은 부분에서는 아직도 우려를 갖게 한다.

이것은 또한 한총련 내부로부터 정세인식과 투쟁방식의 변화를 기대하기에는 아직도 많은 과정이 남아있음을 보여준다.

학생운동의 위기속에서 한총련은 스스로 관료화된 논의중심체제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조직체계로 변화하려는 나르대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한총련은과연 백만 학도의 조직인가’라는 물음을 던진다면 현 시점에서 이에 대해 자신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렇다’라는 대답을 듣기 위해서 한총련은 경선이라는 공식적인 구조를 통해서 뿐만이 아니라 학생대중의 문제제기에 대해 열려있는 조직으로, 다양한 사상이 자유롭게 논의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매김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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