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한 여학생이 교실에서 아기를 분만한 이후 올 한해 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성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

사실 이러한 현상은처음 있는 일도 아니고 유독 그 학생에 한한 것만도 아니다.

그 동안 많은 사실들이 숨겨져 있다가 그 중의 극히 일부가 드러난 것 뿐이다.

매스컴의 요란한 보도에 힘입어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도 나오고 있고 여론을 조성해 우리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지만 목소리에 비해 실효가 얼마나 있을지 의심스럽다.

그러는 가운데 그 당사자와 가족이 입는 인격적 손상과 정신적, 사회적 피해만 더 커지고 있다.

최근에 성 개방풍조와 성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미혼여성 특히 10대 여성들의 혼전 성행위가 증가하는것은 강간이나 성폭행에 의한것도 있지만, 단순한 호기심이나 결과를 생각지 않는 충동적인 행동과 성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20대 이상일 경우에는 결혼을 전제로 했다가 결혼에 실패했다던가, 혹은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미성숙한 강상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

성욕구나 성충동은 인간의 생리적인 욕구이지만 스스로 조절하고 억제할 수 있는 것이므로 사회의 규범이 허락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을 때 그 성행위는 즐거움과 만족을 준다.

그런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우 허락되지 않고 책임질 수 없는 성행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결과로 임신중절, 미혼모발생, 성병발생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이로 인해 개인은 물론 많은 사회적인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러한문제들은 여성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해치는 것으로서 많은 여성들이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

이런 여성을 만나서 얘기를 해보면 의외로 성에 대해 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성적 대중매체들이 범람함에 따라 성에 대한 호기심만 있을 뿐 정작 그러한 행위의 결과로 초래될 수 있는 위험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다.

어떻게 임신이 되는지, 임신이 됐을 때 나타나는증상을 어떤지, 시지어는피임약 한알만 먹으면 피임이 되는 것으로 아는사람도 있다.

또한 임신 후 혼자 유산을 시키기 위해 약국에서 임신중에 먹어서는 안된다는 약을 사먹고 기형아를 분만하는 경우도 있다.

성병의 예방이나 관리는 말할 것도 없고 임신이 진행됨에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를몰라 안전하게 건강관리를 받을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많다.

믿고 싶지 않지만 우리 학생들 중에도 이런 문제로 고민하고 어려움을 당하는 학생이 있다는얘기를들었다.

이러한문제는 미혼 여성들이 성과 관련된 문제를 마음놓고 상담하고 지도 받을 수 있는 기관이나 제도가 없는것에 문제가 있다.

산부인과 병원도 미혼여성 특히 10대여성이 갈 수 잇는 여건이못된다.

그러므로 10대 여성이 갈수 있는 기관(예를 들어 외국의 Planned Parenthood와 같은)이 있어 10대 임부들이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해결하고 피임 교육을 받음을서 임신의 재발을 막을 수있는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잇는 기관이 절실히 필요하다.

나는 오랫동안 학생들이 교양과목(가족간호, 여성과 생명)을 가르치면서 학새들 중 생식기 건강이나 성과 관련된 문제로 어려움이 있는 학생은 언제든지 내 방으로 찾아 오라고 한다.

이 중 몇몇은 특별히 개인의 프라이버시를지켜서 부속병원에 은밀하게 의뢰해준 경우도 잇다.

이는 우리사회가 미혼여성이 산부인과에 가는 것을 예사로운 일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미혼여성이라고 생식기에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며 과거에는 40세 이후에 많던 자궁암이나 유방암 등이 최근에는 연령과는관계없이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잇다.

이와에도 결혼을앞두고 성과 관련하여 여러가지고 궁금한것이 많다.

그러나 우리사회에는 미혼여성이 마음놓고 진료 받고 상담할 수 잇는 기관이 없다.

심지어 학부생 뿐만 아니라 대학원생, 교직원 등 가장 많은 미혼여성이 있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조차 미혼여성이 마음놓고 그들의 생긱건강에 관해 검진받고 상담할 수 있는 기관이 ㅇ벗다.

나는 이 지면을 통해 보건소나 어느 장소든지 간에 미혼여성의 생식기 건강이나 성과 관련된 문제를 상담하고 지도 받을 수 있는 ‘여성건강 클리닉’을 개설할 것을 학교당국에 강력히 건의한다.

이렇게 많은 여성인구, 특히 미혼여성이 있으면서 미혼여성을 위한 건강 크리닉이 없다는 것은 그들의 건강문제를 은폐하고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는 기화를 박탈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면 나는 기꺼이 무료로 그 상담과 지도에 응할 것이다.

매스컴이나 혹은 다른 분야에서 이런 문제를 발표하고 여론화 함으로써 문제 해결을 찾으려는 운동도 중요하지만 그 당사자가 볼 피해를 생각해 그 개인을중시함으로 조용히 도와주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이다.

나는 우리 학생들을 비롯해서 많은 미혼여성들이 자신의 몸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가지고 자신의 건강을지키고 책임질 줄 아는 능력 잇는 여성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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