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지상주의에 도전하고자 합니다”

‘자연사랑, 고객사랑 / 무주리조트가 대물림 환경보호의 일환으로 / 푸른 덕유산 맑은 구천동 갬페인을 전개합니다’라는 슬로건아래 쌍방울은 1997년 1월24일∼2월2일 제18회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U대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슬로건이 무색하게도 쌍방울은 1994년 무주리조트와 관련‘올해의 공해인’으로 선정되는 등 환경보호와는 거리가 먼 사업을 진행해 왔다.

특히 U대회를 기점으로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지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반생채적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저지를 위한 학생특별위원회 준비위원회(특별위원회)’가 구성되고 있다.

특별위원회는 대학환경동아리 등이 중심이 돼 현재 10개교가 참여, 30일(토) 발족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 가운데 조장혁(서울대 법학·96년졸)씨는 이미 4차례나 무주·전주 등 현장을 돌며 발로 뛰며 특별위원회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 그는“덕유산 정상 형적봉 일대는 부르는 게 값이라는 3백∼5백된 주목과 전세계적으로 덕유산·지리산·한라산 고산과 지대 세곳에만 존재한다는 구상나무 군락지가 펼쳐져 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는 극히 드문 고산습지가 3군데나 발견 돼 자연환경보전법상‘개발절대불가지역’인데도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협의를 해줘버렸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더구나 쌍방울은 국제스키슬로프 국제규격인 낙차 8백m를 확보하기 위해 산 아래에 위치하고 있는 각종 상가를 포기하는 대신, 이 고산지대를 재차 파손하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조씨는 분개한다.

또한 U대회 기간 중 크로스컨트리경기 및 바이아드론 경기장으로 활용된 후 98년 개장후에는 5백명의 회원을 위해 운영되는 골프장 건설이 한창 진행중이다.

이에 대해 조씨는“단 5백명의 특권층이 원래는 국유지였던 국립공원 26만 6천평을 차지하게 돼버리는 현실”이라며 무주리조트 확충건설 반대의 당위성을 설명한다.

그러나 조씨가 걱정하는 더욱 큰 문제는 이 덕유산 문제가 앞으로 개발과 보존의 싸움에서 하나의 선례를 남기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는 바로 현실로 나타나 발왕산 일대에 용평스키장을 갖고 있는 쌍룡측이 또다시 국제경기지원법이라는 신설법을 통해 천연기념물 6종 포함 50여종의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발왕산 정상일대를 훼손하기 시작했다.

“국제대회 개최라는 이름이 붙으면 어떠한 자연보존지구도 마구 파헤칠 수 있다는 이식들이 어느새 뿌리 깊이 자리잡아가고 있는 현실”이라며 안타까워 하는 그. 바로 이것이 특별위원회가 활동하고자 하는 의의이기도 하다.

특별위원회는 이미 개최가 결정된 U대회나, 이미 파헤쳐진 덕유산을 되돌리고자 하는 비현실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진 않다.

그들은 이미 환경운동가는 물론 학자들마저 포기해버린 덕유산을 계기로 반환경적 기업활동 등을 TV 선전을 동원해서라도 사회적 이슈화를 통해 개발지상주의에 대한 도전의 획을 긋고자 하고 있다는데. 그는 말한다.

“국립공원은 우리 인간만의 것도, 우리 세대만의 것도 결코 아닌 인간과 다른 생명체의 소중한 삶의 터전이다.

특히 국립공원은 자본의 단기적인 이윤추구로부터 후세와 다른 생명체를 위해 지켜나가야 할 마지막 보루”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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