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기 한총련 출범식을 맞아

지난 23일(목)~25일(토) 3일간에 걸쳐 제4기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출범식이 전북대에서 개최됐다.

매년 상반기를 총화하고 하반기를 결의하는 장으로서의 위상을 지닌 한총련 출범식은 올해 4주년을 맞이함으로써 전대협·한총련 10년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더하게 됐다.

제4기 한총련은 특히 올해를 노수석군을 포함한 연이은 학생들의 죽음,5.18,미국개입문서 공개 등의 흐름을‘반미투쟁’으로 연결시켜,22일(수)을 반미의 날로 상정하고 25일(토),26(일)에는 상경투쟁을 전개했다.

또한 출범식을 전후하여‘광주학살 미국개입 규탄과 오월 학살자 전원처벌,대선자금 청문회 촉구를 위한 한총련 투쟁본부’를 각 지역총련별로 진행했다.

이에 대해 한총련 대변언론실장 전영석씨는“학생들의 계속되는 죽음에도 불구하고 남아있는 학우들이 그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지 못해, 3월에서 5월로 이어지는 활동들이 흐지부지 마무리 됐다는 반성에서 한총련 의장이 투쟁체로의 변환을 제안한 것”이라며“삭발로서 앞으로의 사업을 결의한 의장의 의지에 따라 전국적 단일한 투쟁체로서 5,6월 투쟁을 확실하게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투쟁체로의 전환은‘친북이적세력과 좌경학생들의 폭력시위는 엄단하겠다’는 정권의 공안탄압에 학생운동이 공세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편 올해 출범식을 맞아 좌파학생운동진영에서는‘노동자 민중의 새시대를 개척하는 한총련 출범식 참가단(출범식 참가단)’을 11일(토) 결성, 전국학생투쟁연합과 전국총학생회협의회(전총련)(준) 등의 좌파단체와 함께 좌파공동노선을 형성했다.

출범식 참가단장을 맡은 서울대 총학생회장 여성오군(국사·4)은“한총련은 1백만 학생의 대중조직으로 비록 민족 민주계열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는 하지만 좌파진영에서도 그동안 대안제시 보다는 비판만을 주로해 보다 많은 학생대중에게 대안적인 조직으로 인식되지 못했던 한계가 있다”며“따라서 올해 좌파진영은 한총련이 민족주의에 치중해 계급투쟁에 소홀했던 점을 지적하고 앞으로 반자본 투쟁을 전개할 것을 명확히 제안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서강대 총학생회장 권유신군(화학·4)은 전총협은 전대협-한총련으로 이어진 10년동안 반미투쟁의 역사를 현정세에 부합하지 않는 몰정세적인 투쟁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따라서 한총련은 분명히 소부르주아적 통일운동으 수행하고자 하는 조직으로보고 지금까자 좌파가 가져와떤 분파운동으로 가져가려는 소극성에서 벗어나 주체학생운동과 공산학생운동의 쟁점화를 형성, 논쟁을 벌여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대중조직인 한총련이 주류세력에 의해 후기자본주의 남한사회의 모순을 간과한 채 시대에 부적합한 반미투쟁으로 일관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출범식 참가단은 한총련 출범식이 의장을 선출하고 한총련의 출범을 축하하는 축제의 장으로 학생들에게 인식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좌파 학생들은 올해 출범식을 기점으로 6월초 진행될 공공부문노동조합대표자(공노대)의 총회를 통해 노동자와 학생들의 연대로 투쟁의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3만5쳔여명의 학생들의 참가아래 3일간 진행됐던 한총련 출범식은 여전한‘미제타도’와‘노동해방’의 구호가 양립되는 가운데 끝났다.

예년과는 다르게 출범식을 하반기 투쟁을 결의하는 장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엿보였으나 아직까지 새내기들에게‘한번 전국적으로 놀아보는 자리’로 인식될 우려가 남아있다.

출범식이라는 자리가 단순히 전국의 학생들을 만나서 노는 자리로 끝나지 않으려면 앞으로 학생들이 무엇을 위해 투쟁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지속적으로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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