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지옥의 관문을 통과하고 대학의 문턱에 들어선 새내기는 그동안 억눌러 왔던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어린 눈돌림을 시작한다.

그러나 어느덧 엘리트·취업·세계최고 따위의 말들에 눌려 하고 싶고 배우고 싶었던 많은 것들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게 되어 버리는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현실에 의의를 제기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움직임들이 제2대학운동의 이름으로 벌어지고 있다.

그 시작의 단계에서 제2대학의 올바른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고자 하는 7개교(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연세대, 한국외대, 한양대, 항공대)가 "제2대학운동준비모임"을 꾸려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모임의 임시대표를 맡고 있는 연세대 제2대학대표 이춘택군(경제4)은 "90년대에 들어서면서 대학이 사회 견제의 대항 이데올로기를 상실하고 전문인력 양성소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로부터 제2대학원동의 고민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고민을 통해 제2대학운동은 "비제도권자치교육기구"로서 아래로부터의 권력창출을 기반으로 자치대학건설을 지향하는 대안적 운동으로 대략적 정의가 내려졌다.

즉 일방적 지식전달과 학생의 요구나 참여가 외면당하는 현 제도교육에 반대해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한양대 제2대학국의 황진원군(전자통신공학4)은 "학부제 이후 야기되는 학생사회의 해체감 형성에 대한 대안을 고민하던 과정에서 제2대학운동을 전개하게 됐다"며 "진보적 내용을 강좌를 통해 공교육의 자리로 끌어내고 이후 소모임 결성 등의 "아래로부터의 권력형성"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하는 한편, 서울대 반대학팀의 이소정양(사회복지4)은 "반대학은 일반의 제2대학이 구상하는 강좌사업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대동제를 통한 축제적 한판을 벌여내고 학생들 스스로 움직임을 형성할 수 있도록 유도할 대자보논쟁, 통신논쟁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작년 연세대의 제2대학운동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 올해의 그들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더욱 구체화하고 있다.

그 평가론느 작년 연세대의 운도응ㄴ 제2대학운동의 초선을 다진 첫시도로서 높은 긍정성을 지니는 반면, 비제도적 자치교육기구를 지향했음에도 한 명의 강연자가 다수의 수동적 수강생들에게 수업을 진행하는 제도교육의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운동으로 정착하지 못한 강연사업에 머물렀다는 평가도 더불어 나왔다.

이에 따라 올해 제2대학운동을 준비하는 대학들은 강연 전 주제토론에 따라 강연의 수위를 조절하는 방안, 강좌준비과정 혹은 그 이후 학회와의 연계를 통한 상호발전모색, 수강생들이 주체적으로 기획하는 캠페인 및 거리집회 주최안 등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본교 인문대의 제2대학국의 김정화양(국문4)은 "제2대학의 필요성은 절감하지만 학부제 실시 후 힘겨워진 학생회의 운영과 사업계획등에 함께 하고 있어 제2대학만을 고민하고 있지는 못하다"며 "올해는 소규모 강연회 준비 등 작은 시작 이후 역량을 키워 올해 말 안정적 운동체로 자리잡기 위해 학생회로부터의 제2대학분리를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인력부족 혹은 안정적 운영의 필요성 등을 타대의 제2대학국들도 대부분 공유하고 있어 분리, 독립 준비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과 함꼐 강좌사업에 그치지 않는 제도교육의 대안운동으로 서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단순한 실험이나 이벤트에 그치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는 가운데 이제 제2대학에 대한 고민들이 실패한 실험이 될 것인지, 성공한 운동이 될 것인지는 적극적 관심과 참여를 지속해야 할 우리의 몫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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