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시기 언론개혁의 과제 진정한「알권리」찾기 위한 자발적 참여요구돼 ▲ 김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사건과 관련, 세계일보 기자들은 총와대등에서 기사삭제 요청을 받고 김씨를 여권고위 관계자 K씨로 보도하려 했으나, 부사장의 압력에 의해 기사가 삭제되었다고 주장, 경영진의 권력 눈치보기 인상 짙어. ▲ 한겨레 신문 1면 머릿기사와 조선·국민·경향신문에 짧게 처리된 것외에 김현철씨 사건은 기사회되지 않아 외압이나 지나친 몸사리기 의혹. 이는 지난 4월 30일(토)자 언론노보에 김현철씨 기사 삭제와 관련해 실린 내용이다.

이러한 최근 김씨의 정치자금 수수사건과 관련, 진상에 대한 국민들의 고조된 관심은 뒷전인 채 권력층의 일방적 해명 내용 전달과 지나친 몸사리기로 일관하는 제도언론의 보도를 통제하는 정권의 압력도 문제지만, 사실 공정보도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하는 의무를 가진 공적 언론의 우두망찰은 권력앞에 「알아서 기는 」식의 태도에 다름아니라는 지적적이다.

국민에게 진실을 알리고 올바른 여론을 조성한다는 언론 본연의 사회적 책임을 생각할 때, 이러한 최근의 사건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그런 의미에서 제도 언론의 편파적 보도관행과 그 문제점을 지적하는 일은 현 시기의 언론에 현주소를 밝히는데 큰 의의를 갖는다.

또한 작년부터 제기된 언론사의 재산공개·국정감사 시비와 관련해서도 언론이 그 자체로서 개혁의 대상임이 명백한 지금, 진정 변혁의 일주체로 나서야 할 이 시대 언론의 위상을 세우는 일은 더이상 미뤄질 수 없는 과제이기도 한 것이다.

오늘의 언론현실은 민중의 표현수단이 소수의 반민중적 언론기관에 의해 독점되고 있는 상황에서 출발한다.

87년 이후 국민의 올바른 언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민주언론을 향한 국민의 염원이 결집된 국민주 신문「한겨레」가 창간됐다.

이와 함께 각종 진보언론이 계간지 월간지 형태로 형성됐으나 아직은 대중성 부족 등 내부적 한계를 많이 내포하고 있는 현실이다.

반면 지금의 제도 언론은 바로 현 정권의 창출에 헌신적(?) 노력을 기울였고, 그결과 그들은 정권의 일정지분을 나누어 가진 지배권력 자체로 편입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건의 본질을 오도하는 제도언론의 불공정·축소·왜곡 보도등은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그예로써 「대통령 동정」보도에서는 실제적 치정을 평가하기 보다 흔히 「칼국수」로 대표되는 사적인 내용을 가조, 청빈하다는 둥 극단적 칭송 일색이었다.

이에 반해 사회적 제반 문제의 개혁을 위한 「쌀개방 반대 국민대회」「노동자대회」등 진보진영의 움직임으 축소·왜곡보도로 지속적으로 전개돼 온 이들의 활동과 문제의식을 단발적 시위정도로 묘사하는데 그치고 만다.

이로 인해 자신들의 정당한 요구를 알리고자 하는 민중들의 소리는 제도 언론으 기사촛점과 지향으로 부터 소외당하고 , 그들의 문제를 「소수」특정인의 것으로 규정해 버리는 대다수 언론에 의해 또 하나의 벽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부패한 언론 현실의 배경에는 언론사간의 무한경쟁과 권력·언론간의 유착관계가 존재한다.

93년 동아일보의 조간발행으로 대표되는 지면·발간 횟수경쟁등 언론사의 무한 경쟁 구조 도입으로 인한 급격한 자본증식과 재무구조의 변화를 지적할 수 있다.

또한 작년10월 제기된 이후에 사회여타 세력과의 유착으로 인한 불공정 자금거래를 겨냥한 언론사 세무조사가 정부의 규제의 미비로 별반 진전을 보이지 않아 언론이 개혁의 「성역」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현실이다.

현재로서는 확실한 언론감사는 요원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민주언론운동협의회(민언협)간사 김두한씨는 『필연적으로 언론에 본능적 공포를 가진 권력은 적당히 언론과의 유착관계를 형성하려 하고, 언론은 그에 순응하며 그 이면에서 언론사의 기업화를 꾀해 왔다』며 『그러므로 권력의 언론규제는 그야말로 「형식적 압력수단」일 수밖에 없고, 언론의 협조없이 현 정권의 지지기반 유지가 불가능함을 알고 있는 언론은 이를 내세워 권력측의 압력에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사회의 빛과 소금이라고 일컬어지는 언론이 그 사회의 어떤집단보다 개혁적이어야 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이상에서 살펴본 바대로 한국 언론의 대다수를 장악한, 흔히 「고름바다」로 까지 비유되는 부패한 오늘으 제도언론에 자정과 개혁, 그리고 사회 비판자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요원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진정 사회변혁을 지향하면서 제도언론을 비판하는 위상을 가진 민주언론의 창출이 제기되는 것이다.

민언협 사무국장 국윤구씨는 『현재의 민주언론운동은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언론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자유언론실천운동」과 지배권력 자체로 전화한 언론권력으로부터 알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언론주권 쟁취운동」의 양자적 측면에서 추구돼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제대러 된 비판자로서의 언론, 사회변화의 선도세력으로서의 언론을 지키는 일은 언론민주화가 사회민주화의 지름길임을 확신하는 깨어있는 국민들의주체적 참여와 조직적 실천을 통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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