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이후 처음으로 남·북·해외의 광범위한 통일역량이 통일 대화의 장을 마련했던 8.15범민족대회에서는 민족의 통일의사를 한데 모은 판문점대회결의문과 서울결의문이 채택되었다.

두 가지 결의문에서는 공통적으로 분단고착화 기도에대한 반대의사를 표명하여 교차승인,UN분리가입이 조국통일시실현과 양립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하였다.

그렇다면 국내외의 통일역량이 하나의 목소리로 반대하고있는 교차승인과 UN분리 가입의 반통일적 본질에 대해 규명해보자. 과연 교차승인은 한반도 긴장완화에 도움을 주는가? 한반도 주변의 4대강국과 분단된 남·북이 모두 국교정상화를 이루게되면 냉전대결을 청산하고, 강대국의 힘의 균형에 의한 전쟁억지의 효과가 나타날것이라는 주장이 존재한다.

그러나 한반도 군사적 긴장과 분쟁의 직접 당사자는 남과북그리고 미국3자이다.

따라서 한-소, 한-중간에 관계정상화가 이루어진다해도 한반도 긴장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을수밖에 없다.

중-소는 미국과 달리 북한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지 않을뿐아니라 북한에 대한 영향력도 별로 갖고 있지 않다.

특히 중-소는 남한과 외교관계를 맺지않고 있을 뿐, 현재 군사적 대결관계에 놓여있지 않다.

반면, 북한과 미국은 직접적 무력대치관계에 있으며, 일본은 한·미·일 군사동매으이 일원으로, 음으로 양으로 북한데 대한 적대정책을 강화해 왔다.

그러나, 미-일과 북한 특히 그중에서도 미-북한 관계의 정상화 문제들을 중-소와 남한의 국교수립과 직접연계된 형태로 해결하려는 교차승인은 미·일과북한의 비정상적인 관계를 기만적으로 청산하게 되어 한반도 긴장완하에 어떤 도움도 주기 힘들게 된다.

주한미군과 핵무기가 계속 유지되고, 한·미·일군사동맹이 강화되는 속에서 단지 미·일과 북한이 외교관계를 맺는다고 해서 한반도의 전쟁위협이 가실수가 있겠는가. 동서고금을 통해서 쌍방이 국교가 있다고 해서 대결과 전쟁이 방지되고 종식된 예를 우리는 알지 못한다.

분쟁은 분쟁의 책임이 있는 당사자끼리 해결해야 한다.

물론 주변나라들의 협조와 중재는 필요하지만 분쟁당자와 간접관련자가 구분되지 않고 동등하게 취급되는 해결의 방법은 책임있는 세력의 책임을 은폐시키고,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할 위험성이 크다.

4대강국의 상호견제와 힘의 균형은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

교차승인의 필요성을 주장한느 사람들은 4대강국의 한반도 현상유지의 합의가 미·일은 남한에, 중·소는 북한에 영향력을 발휘하여 이른바 전쟁도발을 방지하여 평화를 관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4대강국 모두가 평화유지에 일치된 관점을 가질수 없다는데 이주장의 핵심적 약점이 존재한다.

과연 미국이 교차승인이 되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평화의 수호자로 변신하겠는가. 우리는 몰타회담직후 미국의 파나마침공을 잊을수 없다.

4대강국의 새로운 각축장 결국 남과북이 분열하여 대결하고 있고, 주한 미군과 핵무기가 이땅에 존재하는 한 교차승인은 오히려, 주한미군의 주둔을 국제적으로 합법화시켜주고, 한반도를 4대강국의 새로운 각축장으로 만들어 일시적이고 불안정안 평화를 위해 영구적인 대결의 고통을 안게 만들것이다.

교차승인이 평화통일의 기반을 조성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앞서 말한대로 교차승인은 절대로 한반도에 평화화 안정을 가져올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분단을 합법화, 고정화시켜 통일실현에 엄중한 장애를 조성하게 될것이다.

첫째, 교차승인 적어도 중·소와 이남의 수교, UN분리가입은 국제적으로 분단을 합법화시키게 된다.

먼저 중·소의 이남과 수교는 두나라가 친북한일변도의 정책을 수정한다는 차원뿐아니라 우리민족의 통일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전환과 직결될수 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UN분리 가입은 남·북은 분단국가이기 때문에 통일이후에 UN에 가입하라는 기존의 UN방침을 남·북분단의 현상유지 정책으로 전환시키는 결과를 맺게된다.

이는 말할것도 없이 우리나라 통일을 위한 국제적 조건을 극도로 어렵게 만들게 된다.

우리의 분단문제가 단순한 내부의 대립,갈등으로 비롯된 것이 아니고, 특히 4대강국에 둘러싸여 있는 조건에서 통일운동에 유리한 국제적 지지와 협력을 얻어내는 것은 중요한 과제이다.

그런데 우리 스스로 우리민족은 통일할 의사도 능력도 없으니 강대국과 UN에서 남·북분단을 정상적인 것으로 인정해달라고 온갖 구걸과 공작을 하는것이 과연 용납될수 있겠가? 둘째, 교차승인과 그것을 위한 일련의 과정은 4대강국의 한반도에 대한 지배와 간섭을 극도로 강화시킬것이다.

남북대결과 분열이 유지되는 조건에서 이루어지는 교차접촉과 교차승인은 4대강국이 남·북 모두에대해 용이하게 간섭하고 자신의 이기적 국익을 실현하는 길을 열어주게 된다.

예컨데 미·일은 이른바북한카를 활용하여 기존에 남에대한 지배력을 강화할것이며, 중·소는 북에게 때로는 남에게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거래를 요구할 것이다.

이미, 소련은 정부로부터 30억불 차관을 받아냈다고 알려지고 있으며, 미·일은 교차접촉의 분위기 속에서 교묘하게 정부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1945년에 쫓겨간 이후 한반도 지배의 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던 일본은 교차승인하에 비로소 한반도 간섭자의 합법적 지배를 얻게되는 것이다.

때로는 미국보다 일본이 교차승인 실현에 더 큰 적극성을 보이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또한, 교차승인이 4대강국 특히 중·소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게 되고 실제로 교차승인·추진세력들이 기회가 있을때마다 중소가 북한을 간섭하도록 부추기고 바라는 현실에서 교차승인은 도덕적 견지에서도 같은 동족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고 민족의 수치라 아니할수 없다.

결론적으로, 교차승인은 통일이 아니라 분단을 영구화할 국제적 조건을 만들게되며 한반도를 4대강국의 각축장으로 만들어 민족을 잃고 남북의 불신과 대결을 더욱 심화시키게 될것이다.

UN분리가입, 분단의 국제적 합법화 최근 남북고위급회담, UN총회개막을 앞두고 UN분리가입문제에 대한 관심이 더욱 점증하고 있다.

UN분리 가입이 분단의 국제적 합법화로 귀결되는 필연적요인은, UN이 주권국가의 가장 포괄적이고 대표적인 국제기구라는 사정과 깊게 관련되어 있다.

또한 유엔은 각종의 중대한 국제문제에 대한 토론과 결정을 자기임무중의 하나로 하고 있는바, 이와 관련하여 남북이 상호 다른입장을 취하게 되면 국제사회에서 남북의 대립상은 더욱 부각될것이며 남북의 정치적 대결이 첨예화 될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올들어 교차승인 추진세력뿐만아니라 변혁운동내에서 조차 존재하고 있는 「단일의석 유엔 공동가입안의 합리성」주장은 다시한번 비판적으로 검토되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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