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도 총학생회 선거결과

98년도 총학생회 선거가 전국적으로거의 마무리되고 잇다.

이번 선거에서는 96년 연세대사태와 올해 촐범식 등을 거치며 많은 문제점들이 지적돼 온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중심 학생운동 질서에 대해 새로운 대체체제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있어 앞으로 학생운동 진영의 변화양상이 가시화돌 전망이다.

대구·경북역과 부산·경남지역 등 전국적으로 여전히 한총련을 주도했던 ‘자주대오’가 수적으로 가장 많이 당선됐지만 서울지역과 경기·인천지역 등의 경우에는 한총련에 대한 대체 내지는 탈퇴를 주장하는 좌파진영 선본들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또한 남부지역의 자주대오의 ‘아성’이었던 전남대와 조선대에서 각각 ‘사람사랑’과 ‘21세기 진보학생연합’선본이 당선됐다는 사실 역시 주목할만하다.

그간 한총련에 잇어 지적돼 왔던 ‘비민주적 운영·폭력성과 친북성’등의 문제들은 연세대 사태·한총련 출범식 등을 통해 표출돼 나오면서 학생들에게 학생운동과의 괴리를 더욱 실감하도록 만드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사람사랑’계열의 경희대 신임 부총학생회장 이준혁군(한의학·1)은 “대중과 합의되지 않은 과도한 정치투쟁은 여론수렴 등의 방법을 통해 반드시 개선되야 할 사안”이라며 “낡은 사고에 대한 고민을 풀어나가지 않는 한 학생운동은 단지 ‘껍데기’만을 바꾸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지점을 나타낸다.

한편 한총련 주류계열과 다른 정치적 입장을 표명하는 좌파진영의 새로운 대체체제에 대한 모색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

전국학생정치연합(대장정)측이나 전국학생연대(학생연대)측은 ‘한총련 해체와 전국적 학생회 회의체 건설을 통한 새로운 연합체의 모색’을 주장하고 있다.

‘대장정’의 고려대 신임 총학생회장 김지욱군(경영·4)은 “지금까지 ‘한총련’이라는 연합체 운동의 진행과정에 있어 운동방식에 대한 내부적 합일조차 이루지 못한 채, 또다시 비민주적인 한총련이 건설되는 것에 반대한다”며 “이전까지의 학생운동을 조직적으로 바꿀 수 있는회의체로 ‘전국학생대표자회의’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연대’계열의 연세대 신임 부총학생회장 김광수군(응용통계·4)은 “작년 연세대 사태 이후로 한총련의 자체개혁에 대한 현실성 자체가 불투명해졌다”며 “6기 한총련 건설을 반대하며 만약 건설돼도 탈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광수군은 “이제 학생운동은 다른 질서체계를 세우고 제도적 장치들을 개선해 나감으로써 새로운 연합체를 구상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총련의 사수’를 주장하는 자주대오와 사람사랑계열이 아직도 전국적인 총학생회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현실로 미뤄 볼때 98년도 학생운동에 있어 한총련을 배제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좌파진영의 새로운 연합체 구상에 있어서도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지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준혁군은 “새로운 대체조직이 학생운동의 흐름을 잡아내려 해도 다시 전국적 연합조직을 재건해내는 데에는 주체적 역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한계점을 지적한다.

또한 김광수군은 “좌파진영이 그동안 한총련 주류에 대한 ‘Anti-’세력으로서 이론에만 치중하며 존재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좌파진영이 실질적으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기존 학생운동의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실천적인 기반이 마련돼야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이번 98년도 총학생회 선거 결과 대거 부상한 것으로 진단되는 좌파학생운동진영의 경우 앞으로 어떤 실천적 움직임을 벌여나갈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이싸. 학생운동은 대중에 대한 기반을 바탕으로 이론과 실천이 접합됐을 때 더 큰 움직임을 일궈낼 수 있는 점에서 앞으로 좌파진영이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실천적 측면을 강조하는 등 실질적인 기반마련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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