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구 하나 메고 세계를 찾아나섰노라! 월드컵의 열기가 몰아치던 지난 해, 6개월간 세계 곳곳에 우리 소리를 심어놓고 돌아온 씩씩한 여성 국악도 3인방 ‘walking corea’ 중 장구와 소리를 맡았던 서울대 이동희(국악·4)씨를 만났다.

­‘walking corea’는 어떤 공연을 했나? =우리가 바로 ‘걸어다니는 한국’이라는 의미 아래 우리 음악을 연주하고 보여주는데 충실하려고 했다.

2002년 1월31일 타이의 방콕을 시작으로 아시아와 유럽 22개국을 여행하며 외국인들이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는 길거리 공연을 시도했다.

어린 동양인들이 가야금·대금·장구로 흥겨운 음악을 연주하니 다들 재미있어 했다.

­각국의 전통음악 보존 현황은 어땠나? =네팔에서 병이 나 누워있었는데 하루종일 네팔 민요가 들려왔다.

그들은 자기네 민요를 노동요로 삼아 부르면서 일하고 있었다.

네팔 뿐 아니라 전통문화가 잘 보존된 나라인 터키·일본 등은 축제 등 모든 행사와 생활 속에 민족음악이 녹아있었다.

이를 보며 우리 조선시대가 그랬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현재 우리 나라의 열악한 상황과 대비돼 안타까웠다.

전통음악이야말로 민족 내부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문화의 발전 토대를 만드는 존재가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 나라의 전통음악은 어떻게 지켜나가야 할까? =누군가 국악을 ‘그들(국악인)만의 음악’이라 했다.

기분 나쁘지만 공감가는 말이다.

무조건 우리 것만 좋다고 할 것이 아니라 대중과 교류하며 변화의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외국인들은 순수한 뿌리인 전통음악에 흥미있어하는 반면, 한국인들은 현대적 감각이 접목된 음악을 부담없이 받아들이는 것 같다.

따라서 본질적인 전통음악을 고수하는 분들 뿐 아니라 현대장르와의 퓨전을 시도하는 분들도 있어야 한다.

예전에 시도됐던 오케스트라와 한국 전통악기의 협연은 완벽하진 못했지만 시도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있었다고 본다.

­국악을 사랑하는 전공자로서 국악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싶나? =드라마 ‘대장금’의 소리에 참여했는데 음악이 동양적이면서 락음악적이기도 해 상당히 신선하게 와닿았다.

이런 시도들은 젊은 세대를 포함한 대중에게 국악을 가까이 느끼게 하는 좋은 방법이다.

나는 국악만 아는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대중음악을 공부하고, 국악을 모르는 사람도 쉽게 받아들일 만한 국악을 제시해주고 싶다.

만약 일제강점기와 같은 문화적 단절기가 없었다면 지금의 대중음악은 분명 전통성을 가졌을 것이다.

이를 상상해 그런 음악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

이미지 기자 skaaka@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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