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지(한국화·4)씨의 ‘Siamese twins’

샴쌍둥이가 된 자신의 누드가 자궁 속에 들어있는 모습으로 자아를 표현한 김미지씨를 만났다.

­‘Siamese twins’는 어떻게 기획한 작품이며 무엇을 상징하나? =자화상 시리즈 중 3번째로 여성주의의 표현을 넘어 나 자신, 인간의 본질에 대해 표현하려했다.

작품 속 나는 심장을 포함한 내부 장기까지 연결돼 분리될 수 없는 한 몸인 ‘샴쌍둥이’다.

나는 평생을 그렇게 등 뒤에 또 다른 나를 둔 채 살아야 한다.

우리가 샴쌍둥이를 보고 놀라면서도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바로 그들의 모습에서 내면 속 또 다른 자아와 함께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발견하기 때문이다.

또 이 샴쌍둥이는 어머니의 자궁 속에 있다.

그 곳은 나의 형상을 만들어낸 근원이 되는 곳이며 남녀를 불문하고 모든 인간의 안식처다.

아마도 나는 여자로서 그 치유의 안식처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이번이 자화상 시리즈 세 번째였는데, 그 동안의 자화상들을 소개해 달라. =첫 번째 작품은 내 누드를 그린 회화작품을 비즈를 연결한 커튼 뒤에 설치했다.

비즈는 내가 일생동안 배출하는 난자를 상징하며 나의 본연의 모습(누드)를 보려면 그 비즈를 헤치고 들어와야 한다.

두 번째 작품은 내가 물 속에 빠져 죽어가는 모습의 누드다.

햄릿의 ‘오필리아’가 모티브가 됐다.

사람들은 그 작품에서 ‘아름다운 여자’의 비극을 보지만 나는 본질에 가까운 그녀의 모습인 누드로 접근해 내면의 비극을 드러나게 하고 싶었다.

-누드작업에 어려움은 없나?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되기 전에는 거울을 보고 스케치를 떠서 작업했다.

이제는 직접 내 누드를 찍어 출력해 보면서 작업한다.

주위 친구들이 누가 사진 찍어줬냐며 놀리기도 한다.

나는 일상적인 겉모습을 그리는 것 보다 내면 속의 모든 것을 표현하기에 누드작업이 알맞다고 여긴다.

-주로 자아와 내면세계를 표현하는데, 자신의 예술관은 무엇인가? =나는 예술을 ‘보여주고 싶은 욕구와 자신을 인식해 나가는 과정의 결합’ 이라 생각한다.

욕구는 자아로부터 파생되므로 어떤 작품이든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다.

내 작업 역시 ‘나’로부터 시작한다.

이런 작품은 개개인에게 진실하게 접근하므로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작품 못지 않은 큰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