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만화축제 중 하나인 ‘춘천애니타운페스티벌’이 9일(목)∼13일(월) 춘천시 서면에서 그 일곱번째 막을 올린다.

1997년 ‘애니메이션 산업 발전에 동기를 부여하자’는 컨셉으로 시작된 첫번째 축제는 애니메이션 제작자와 배급자를 연결시켜 주는 산업마켓의 장이었다.

그러나 축제가 열린 7년동안 산업전 뿐 아니라 공모전·영화제·워크샵 등을 개최하면서 관람객들이 애니메이션을 재인식하는 장으로 발전해왔다.

‘춘천애니타운페스티벌’은 프랑스의 ‘안씨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처럼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축제가 되기엔 아직 부족한 점도 있다.

특히 지방이라는 조건은 ‘SICAF(서울만화애니페스티벌)’나 ‘PISAF(부천국제대학애니메이션페스티벌)’등 수도권에서 열리는 다른 만화축제들에 비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힘들게 한다.

이에 대해 춘천문화산업진흥재단의 김상기씨는 이를 역이용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행사를 열어 지역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춘천애니타운페스티벌’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만화축제들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애니메이션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지는 현재의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에 실망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적 국가 지원이 이뤄진 시간이 불과 2∼3년임을 고려할 때 많은 발전을 이룬 것이다.

이에 대해 세종대 김세훈 교수(만화애니메이션학 전공)는 “우리 애니메이션은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애니메이션은 영화와 달리 오랜시간에 걸쳐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가시적인 발전에만 급급해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애니메이션계에 ‘춘천애니타운페스티벌’이 끼친 영향은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제작자와 수집가의 다리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종사자들의 위상을 높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애니메이션이 빛을 발하지 못했던 것 만큼 애니메이션계에 종사하는 사람들 역시 예술가로 인정받지 못했다.

애니메이션 박물관 큐레이터 한승태씨는 “이 페스티벌은 애니메이션계의 개척자들이 열악한 상황에서 스스로 기술을 개발했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다음 세대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게 한다”고 말한다.

또 이 페스티벌을 통해 대중매체에서 볼 수 없는 비주류 애니메이션들을 감상할 수 있고 애니메이터 지망생들은 스스로를 알리는 기회를 얻는다.

이번 공모전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자유를 그리다’라는 작품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박원철(한성대학원 영상·애니메이션 전공)씨는 “학교에서 만든 작품을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며 “애니메이션을 만들려는 사람, 보려는 사람 모두에게 필요한 축제다”라 말한다.

이번 ‘춘천애니타운페스티벌’은 우리 나라 최초의 ‘애니메이션 박물관’이 개관해 그동안 산발적으로 열렸던 행사들이 박물관 일대에 모여 열린다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

이번 축제의 행사는 각 8개 분야의 23개 아이템으로 진행된다.

주요 행사로는 ▷‘로보트태권V’, ‘마루치 아라치’ 등을 볼 수 있는 ‘한국애니메이션 감독전’ ▷공모전 수상작들을 볼 수 있는 ‘공모전 상영 및 전시’ ▷국내업체와 해외 바이어와의 만남의 장이 되는 ‘마켓플레이스’ ▷그래피티, 페이스페인팅, 캐리커쳐 등의 부대행사 등이 있다.

행사기간에는 춘천역, 남춘천역,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시간단위로 셔틀버스도 운영된다.

가을 바람이 솔솔 부는 지금, 색다른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다면 ‘춘천애니타운페스티벌’에서 애니메이션의 호수에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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