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모카메라 동호회 대표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로모카메라에 대해 소개한다면? 사람들은 로모카메라가 러시아 스파이들이 사용했다고 알고 있는데 이는 와전된 것이다.

카메라 자체가 아니라 로모카메라에 쓰인 렌즈만 첩보용이었다.

일반 렌즈보다 밝게 찍혀서 밤에도 잘 찍히고 원하지 않아도 터널효과가 나타난다.

(하하) 사람이 보는 것보다 오버(?)해서 나오기 때문에 필터링의 느낌도 있다.

영화 ‘중경삼림’의 포스터를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왕가위 감독 영화 포스터의 대부분은 로모로 찍었다.

그래서 대부분 몽환적이고 흐릿한 느낌을 준다.

로모는 모양이 허접해서 찍는 사람도, 찍히는 사람도 부담이 없다.

가벼운 일상을 담기 좋은 카메라라서 결과물에 대한 욕심이 없다.

▲로모를 배우는 것이 어렵지 않은가? 로모의 가장 큰 어려움은 거리 조정이다.

보는 렌즈와 찍는 렌즈가 따로 노는 카메라라고 하면 될까? 그렇지만 10통 정도 찍으면 익숙해지니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예측불가의 결과물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물건이다.

그게 가장 큰 매력인지도 모르고. 찍는 과정을 즐기게 만드는, 삶을 바꾸는 카메라라는 생각이 든다.

▲삶을 바꾸는 카메라로 본인은 어떻게 바뀌었고 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 궁금하다.

로모를 산 이후로 사진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로모를 사용하면서 사물을 유심히 바라보는 습관도 갖게 됐다.

그냥 로모로 찍혀진 세상이 좋다.

활동은 동호회를 기반으로 하는데 우리나라에만 약 450개의 동호회가 있다.

친목력도 강하고 정기 촬영 모임을 갖지만 수시로 이벤트도 열고 있다.

때문에 거의 매일 만나고 얼마전에는 온라인 전시회도 가졌다.

인터넷 사이트(http://www.gsaram.com)에 들어오면 내가 찍은 사진 뿐 아니라 많은 로모그래퍼들의 사진을 볼 수 있다.

▲최근 로모카메라에 대한 관심이 대단한데. 간단히 말하면 ‘향수’ 때문인 것 같다.

인간 자체는 아날로그적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날로그를 찾게 되는 것은 아닐까. 가장 아이러니한 것은 로모가 거의 웹 상에서 활동한다는 거다.

도구는 디지털, 사는 방식은 아날로그로 아날로그인 로모로 사진을 찍어도 디지털화해서 즐기고 있으니. 하지만 이것이 단순한 유행은 아니다.

신문이나 잡지에서 로모를 ‘문화적인 코드’로 이해하지 않고 트랜드로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싫다.

나는 사진을 배우려면 로모를 사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대신 삶을 즐기고 싶으면 로모를 사라고 한다.

삶을 즐기는 것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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