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토) 신촌에서 열린 비디오방 습격사건에 대해

▲‘비디오방 습격사건’이라니, 도대체 어떤 행사인가? ­‘비디오방’은 손님이 선택한 영화를 그저 틀어주기만 하는 곳이다.

이런 비디오방이 스스로 영화제를 연다면 멋지지 않겠는가? 신촌지하철역 뒤 놀이터와 연세대학 앞에 위치한 네 곳의 비디오방에서 열리는데 각각의 비디오방마다‘퀴어영화의 방’(캠퍼스 비디오방),‘단편영화의 방’(신촌 영상비디오방),‘resfest영화의 방’(씨네21비디오 방),‘십만원 비됴의 방’(까샤비디오 방)으로 만들어 영화를 상영하게 된다.

▲왜 하필 비디오 방인가? ­비디오방 하면 어두침침하고 닫혀있는 곳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방마다 몰래카메라(?)가 있다는 얘기도 가끔 하지 않는가? ㅇ렇게 통속적이고 상업적인 장소를 침범해 실험적이고 재미난 시도를 하고 싶었다.

▲관객의 참여가 야외 영화상영같은 곳보다 적을 수 있지 않은가? ­관객의 참여가 적을 거라느 우려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비디오방이라는 곳이 어두운 통로를 지나 각각의 방문을 열고 들어가야 하는 폐쇄적인 곳이 아닌가? 하지만 이런 공간이 문화 축제를 통해 개방된다는 것은 상당히 대비적인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신촌을 기웃거리던, 또 아무 생각없이 걷던 사람들이 비디오방을 들어섰을 때‘아, 이런 축제도 있구나…’라고 반가워하면 좋겠다.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는지? ­신촌에 있는 비디오방을 빌리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실질적으로 상업을 하시는 비디오방 아저씨들은 금전적인 이유때문에 비디오방 대여를 꺼려하셔서 네 곳밖에 빌리지 못했고 방도 세 개로 한정짓게 되었다.

축제 준비하는 기간이 2달밖에 되지 않아 정신도 없는 데다가 우리는 행사를 재밌고 신나게 하고 싶은데 서울시 측은 축제의 진지한 면을 부각시키고 싶어하는 점도 조율하기 어려웠다.

▲영화선정을 어떻게 했는가? ­퀴어영화의 경우 동성애자 부모를 둔 청소년의 시선을 다룬 영화를 비롯해 가까운 곳에 있는 소수의 목소리에 비중을 두었고, 단편영화나 십만원 영화들도 축제이다 보니 무거운 주제보다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소재들을 택했다.

▲신촌이기 때문에 행사가 더 눈길을 끄는것 같다.

­신촌은 젊은이들이 특히 많이 다니는 곳이다.

술집도 많고, 까페, 극장, 비디오방도 밀집돼 있다.

신촌의 상업적인 부분을 무조건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신촌 안에서도 다양한 문화가 생산될 수 있다는 점을 얘기해주고 싶었다.

‘비디오방 습격사건’에서 상영되는 퀴어영화, 단편영화 등 소수의 목소리들은 작지만 비디오방을 뛰어넘어 멀리까지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ㄷ. 이 작은 힘이 신촌의 문화 풍토를 다양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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