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가인 어윈 파노프스키는 “만약 지금 모든 시인, 작곡가, 화가 그리고 조각가들이 활동을 중지하도록 한다면 일반대중 가운데 약간의 사람만이 바탄에 잠길 것이다.

반면 영화를 만드는 사라들로 하여금 그들의 일을 중단하도록 한다면 그 사회적 파장은 가히 파면적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1895년 파리에서 귀미에르 형제가 최초로 영화를 상영한 이후 약 한세기만에 영화는 전 지구를 자신의 휘하에 복속시켰다.

이처럼 현재 영화는 예술이자 상품으로 그리고 무노하와 철학을 표현하는 중심매체로서 그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지난 5일(화)~10일(일) 세종대 대양홀에서 대학여오하패연합 주최로 제2회 대학영화축제가 개최됐다.

‘참다운 자유, 자유로운 창작’을 모토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는 대학영화패 신작전, 해외 및 국내 영화학과 초청전, 애니메이션 특별전 등 총 47편의 영화가 무료로 상여됐으며 부대행사로 대학영화의 정체성에 대한 세미나와 대학영화축제 스틸사진 전시회 등이 열렸다.

우리는 흔히 90년대 이후 젊은 이들을 영상시대라고 부른다.

바로 그 90년대 이후 젊은니들이 모여 있어서인지 현재의 대학에서는 대동제나 학과행사 등 다양한 행사때마다 빠지지 않고 영화제가 포함된다.

대학생들이 참여하고 대학생들이 만든 영화를 대학영화라고 전제했을 때 한 시대의 문화와 정치를 이끌어왓던 대학에서 영화는 어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까? 80년 서울대 영화패 동아리 0000‘얄라셩’창립과 함께 시작된 애학영화의 역사는 이미 20여년에 이른다.

대학영화패연합이라는 단체가 설립되고 대학영화축제가 개최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와는 달리 현재 대학영화의 상황은 과거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

80년대에서 90년도 초반까지 대학영화는 사회운동의 한 수단으로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90년대 중반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학영화는 개인문제 또는 운동영화의 연장선상 사이에서 확실한 자림김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사은 대학여오하축제 상영작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한양대 영화동아리 ‘소나기’소속으로 대학영화패연합 조직위원회 부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아름양(한양대 사회학과·3)은 올해 대학영화축제의 작품성향에 대해 “대의명분보다는 개인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 많지만 일정한 흐름을 찾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고 밝힌다.

이렇듯 영화의 성향이 달라짐에 따라 생산과 유통에도 변화가 생겼다.

과거 대학영화가 운동의 수단으로써 분명한 목적을 지니고 있을 대에는 그 생산과 유통도 시위현장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현재 대학영화는 작년부터 시작돼 1년에 한번씩 열리는 대학영화축제를 제외하고는 상영공간이 전무한 상태다.

명확한 정체성을 찾지 못하는 데서 온 방향성의 혼란과 생산과 소비의 유통공간 부재 뿐만 아니라 기자재·제자기 부족 등 영화제작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열악한 경제적 여건, 사설학원 및 교육기관의 설립으로 인한 대학영화에 대한 고민의 필요성 감소 등 현재 대학영화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대학영화가 가진 총체적인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부분에서 적극적인 노력이 잇어야 한다.

경제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각 동아리들의 연대를 통한 기기의 공동사용 등 학생들의 노력도 잇어야 하겠지만 학교측의 적극적인 재정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영화가 가지는사상적·문화적 전파력은 이미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며 자유롭고 실험적인 창작을 통해 다양한 장르를 개척해 나갈 수 있는 가장 큰 가능성을 지닌 것이 바로 대학 영화라는 점을 생각해 볼 대 대학영화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여오하가 만들어지는 목적이 상영을 통한 상호간의 소통에도 있는 만큼 1년에 한번 열리는 대학영화축제에 그칠 것이 아니라 각 대학별 정기적 상영공간의 마련과 게릴라 상영 등의 시도도 함께 이뤄져야 하낟.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학여오하의 정체성 확보이다.

영화평론가 이명인씨는 “영화는 우리 문화중에서 가장 노출된 부분이며 문화의 중심에는 철학이 있다”고 말한다.

90년대 후반 이후의 대학생들을 동시대인으로 묶어 줄 공통된 철학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계속 대학영화에 대한 논의는 문제점 지적에 그칠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구심적 역할을 하던 ‘운동성’의 희석으로 그 정체성과 방향성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대학영화는 어떠어떠한 것이어야 한다고 명확히 말하기는 어렵다.

분명한 것이 있다면 다만 과거의 답습이나 상업성에 휩쓸려서는 안된다는 점 정도일 것이다.

대학은 타공간에 비해 아직가지 비교적 상업성으로부터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공간이며 그런만큼 다양하고 자유로운 실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기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대학영화라면 적어도 상업성에 휩쓸리지 않고 다양한 실험정신으로 우리시대의 삶에 대해 진지하고 질문하고 답할 수 있는 영화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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