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류의 선풍에 이어 요새 서점가는 「20(3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류의 베스트셀러 붐을 맞고 있다.

90년대 들어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등 처세술을 담은 책이 꽤 팔리기 시작하더니 사상최대의 경제위기 속에 "성공"의 법칙을 담은 것은 무엇이든 잘 팔리고 있는 셈이다.

공중파인 MBC도 23일(일) 첫방영한 다큐멘터리 "성공시대"에서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그 물결에 합승했다.

이런 것에서 소개하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습관이나 지금 이 순간 우리가 꼭 해야할 것들은 단순한 것일 때가 많다.

예를 들자면 일찍 일어나며 부지런해야 하고,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 동시에 인간관계도 신용을 기반으로 잘 꾸려야 한다.

책을 사는 독자들또한 성공의 법칙이라는 것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것임을 잘 알고 있기에 책을 산 후 평범한 진리가 있다고 해서 "속았다" 내지는 "본전도 못 뽑았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성공"이라는 것, 그에 따라 처세하는것은 지금과 같은 불황의 시기가 아니더라도 성공을 바라는 많은 사람들에게 시시때때로 읽히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불황 속에 호황을 맞는 여러분야 중에 처세술이 꼽힌다는 사실은 사람들이 이런 책을 사는 이유가 성공을 바라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요즘의 처세술 붐은 오히려 "점술"이 유행하는 것과 마찬가지 맥락에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행위들이 앞으로의 희망과 성공을 희구하거나 자신이 모르는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라기보다 예측할 수 없는 지금의 상황에서 어떻게든 벗어나보려는 몸부림으로 보이는 것 말이다.

불황 속의 출판호황, 성공과 상승을 꿈꿀 수 없는 시기일수록 처세술에 관한 책이 많이 팔린다는 것, 그것은 성공에 대한 열망이 아니라 각박한 경제의 반영일 뿐이다.

누가 처세술을 명심하며 살아갈 것인가. 평범한 사람들은 상황이 호전되면 자기가 알고 있던 몇가지 방식들은 알고 있지만 실행하기 어려운 것으로 미뤄둔 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것인데 말이다.

삶을 살아가는 전략은 그때그때 익힌 "처세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꽉 잡힌 "중심"에서 때마다 유연하게 나올 수 있다는 것. 우리의 불황 또한 간단한 미봉책으로 걷히지 않는다는 것을 사고와 생각을 키워내는 책과 더불어 깨달을만한 "여유"는 이 경제위기가 걷혀야만 가능한 배부른 소리에 그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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