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대학생이 되어 세번째 맞는 방학이 다가오고 있다.

여태까지의 방학은 나름대로 바쁘게 보냈지만 무언가 특별히 남은 것이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각오로 이번 방학을 위한 계획을 한 번 짜보았다.

교회의 하계선교봉사활동·토플준비·운전면허시험·계절학기·스터디 그룹·과외·해외여행·가족여행 등등. 친구들도 모두 내 계획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한 사람은 없었다.

모두 왜 이렇게 바쁜거지? 우리가 대학생 맞아? 말이 방학이지 평소와 다름없이 학기중에 못했던 그 무엇인가를 열심히 쫓는 친구들,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바쁘게 사는것인지… 잠시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차분히 생각해 볼까 한다.

해야할 일, 하고 싶은 일, 그중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대학생만이 가질수 있는 자유를 갈구하며 살아야겠기에 하고 싶은 일이다.

내 경우를 정리해 본다면, 토플은 유학을 생각하고 있는 나에겐 필수불가결한 것이고 운전면서는 친구들이 할때 같이 하는게 편할테니 이번에 해야하고 무엇보다도 대학생만이 할 수 있는 농활 등의 사회봉사활동들도 주위에는 많이 있고. 어느 날 아주 조용한 밤에 크고 흰 종이와 색연필을 준비해서 나의 방학계획을 써봤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모든일이 다 내 욕심으로 내가 잘되려고 즐기고 싶어서 하는 일들이었다.

그러나 좀더 깊게 생각해보니 내가 순수하게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인지 의심이 갔다.

사회가 그런 일들을 요구하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하고 싶은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이 현실 내에서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지배할 구 있다면 우린 영어나 컴퓨터를 마스터하는 것보다 더 큰 보물을 차젝 되는 셈이다.

그러나 각자의 욕구와는 상관없이 취직을 위해 백만명의 대학생이 똑같이 엉어와 컴퓨터 공부를 해야하는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입장에서 나의 지배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내 주위의 모든 이들에게 하도록 정해진 일들이 나만 내 삶을 지배한다고 해서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언제쯤 우리는 세상사람들이 다 하는 일고 아무런 상관이 없어도 내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이라면 아무 걱정없이 마음놓고 할 수 있는 것인지. 이번 방학엔 왜 우리가 타인의 삶에 의해 지배당하는 것인지의 이유를 생각해 볼 기회를 잠시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그것이 사회에 대한 성찰과 함께 나 자신을 더 클 수 있게하는 쉼과 재충전의 기회를 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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