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리케이드’

“외국인 노동자를 대변하는 영화도, 그들을 홀대하는 우리를 반성하자는 영화도 아닙니다” 지난 11일(금) 연세데 백주년기념관에서는 영화 ‘바리케이드’의 시사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바리케이드’의 감독 윤인호씨는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다룬 영화’라는 그간 대다수 언론의 평에 대해 단호히 ‘아니다’라고 이야기 했다.

그리고 “다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여있는 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며 영화의 주제를 설명했다.

서지한씨의 94년 경향신문 소설 당선작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한 세탁공장의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미국으로 건너가 불법취업했던 아버지가 허리를 다친채 돌아오는 바람에 대학진학을 포기해야 했던 주인공 한식과 그가 다니는 공장에서 일하는 금희와 용승, 그리고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인 부토와 칸, 카키는 서로에 대한 대정보다는 경멸과 벽을 쌓고 살아간다.

아메리카드림에 빠져 사는 아버지를 경멸하는 한식과 같은 일은 함에도 불법체류외국인이란 이유만으로 칸과 카키를 인간이하로 취급하는 용승, 한국에 적응하기 위해 애쓰는 카키를 경멸하는 칸 등은 영화의 제목처럼 서로에게 ‘바리케이드’를 쌓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영화는 이러한 벽이 얼마나 불필요한 것인가는 이야기한다.

고향에 돌아가고 싶어하나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칸과 부토의 모습 속에서, 금희에게 돈을 잃고 한식과 싸우는 용승의 “난 그들과 내가 다르다고 생각했어”란말속에서 영화는 이러한 벽이 결국 자신에 대한 초라한 반상에 불과했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는 이러한 주제의식을 담아내기 위해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의 삶을 그린다.

방글라데시 출신 노동자인 칸과 카키가 당하는 멸시와 칸의 산업재해, 고향으로 동아가고자 하나 사장에게 여권이 뺏긴 관계로 고향으로 갈 수 없는 부토와 칸, 사장의 친구에 의해 성폭행당하는 부토, 동생을 치료하기 위해 꼬박꼬박 모아둔 원급을 금희에게 뺏기는 카키등 우리가 TV 시사프로그램이나 신문에서 보았던 이야기들을 우리 삶의 모습과 함께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이 영화는 우리에게 불법체류외국인노동자의 문제를 나와 똑같은 한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길 요구한다.

물론 이영화는 나름대로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감독처럼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다룬 사회고발 영화’가 아니라 이러한 문제가 사회적 차이 보다는 개인의 문제고 축소된 면이 없지 않고 또한 그 방식을 추상적인 ‘서로간의 오해’로 이야기 함으로써 문제를 축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들기도 한다.

영화 ‘바리케이드’는 우리에게 불법체류외국인 노동자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우리는 ‘생각하기’를 거쳐 ‘행동’으로 나가설 수 있어야 한다.

바로 그것이 이 영화가 지닌 한계점을 뛰어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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