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가수의 방송출연을 금지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학업에 열중해야 할 청소년들이 돈벌이를 목적으로 방송출현을 해선 안된다’는 것을 이유라고 한다.

이에 아이돌, 언타이틀, HOT등 현재 활동이 왕성한 청소년 가수군들이 스쳐지난다.

이 시대, 우리 사회의 청소년 가수는 어떻게 길러지는 것일까?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위해 매일 아침 7시30분까지 조그만 교실에 몰아넣어진 전국 9백만의 아이들과는 다른 길을 가는 청소년 가수들 말이다.

‘모범생’이라는 한길과 거기에서 벗어난 비주류, ‘열등생’으로 대변되는 이분화 속에서 가수라는 것은 단지 성공한 ‘딴따라’로 치부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우리 나라 청소년들은 ‘돈과 명성을 한손에 얻는’직업으로 가수등의 연예인을 꿈꾸고 있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있다.

‘돈도 없고 얼굴도 안 생겨 공부밖에 할 것이 없다’는 말이 통용되는 사회에서 청소년 가수는 자본주의가 제사하는 달콤한 ‘일탈의 길’중 하나로 정의되기에 이르른다.

이런 사황에서 방송출연 금지는 꽉막힌 학교에서 환상을 꿈꾸는 청소년들의 탈출구 봉쇄로 기능한다.

학생은 학업에만 충실해야 한다는 획일적 사고, 그리고 노래를 해도 대학을 나온 놈이 더 낫다는 선입견에 다시 한번 기가 질릴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기서 청소년 가수들에게 희망을 걸 수 있는 실마리를 볼 수있다.

일류대 나온 가수의 노랫말이 더욱 저항적이고 ‘뭔가’있어보인다는 그 논리들 앞에 그들이 내세울 것이 있기 때문이다.

알아듣지 못할 외국어와 추상적 어휘에 실린 사회비판보다 몸으로 체화된 이사회의 ‘꽉막힘’을 지껄이고 발로 구르는 직설적 가사와 격렬한 몸짓들이. 오늘도 어딘가에서 새로운 춤을 개발하고 비트박스를 연습하는 뒷골목의 청소년 가수 희망자들. 그들이 스타이기보다 저항적 목소리의 대변자이길 바란다.

조금은 설익은 듯 미숙해도 풍자적 가사를 방송불가 판정 내리는 사회에 ‘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다’고, 일탈을 불허나는 이 시대에 ‘정직한 사람들의 시대는 갔다’고 말해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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