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발전이 음악지평확대에 기여하는 방식은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꿔 녹음, 재생할 수 있는 기술이 발명된 모노시대로부터 시작된다.

입체음향이라는 말은 이러한 모노시대의 소리에 우리의 귀가 3백60도 사방의 소리를 인식할 수 있듯이 소리와 공간이 합쳐진 것을 말하는데 이는 모노시대에서 라디오, TV의 발전과 함께 실제 세계를 녹음하는 기술인 스테레오 시대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소리의 입체적 재생은 우리나라에서도 연주발표회 또는 연극에서 이미 시도되고 있지만 외국의 실험적인 종합장르의 효과를 비교하자면 아직 초보의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

입체적 재생에 필요한 멀티 녹음기, 콘솔, 소프트 웨어 등 기계적인 부분과 더불어 음향학적인 연구가 미흡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입체 재생은 이제 우리 생활 곳곳에 파고들고 있는데, 우리는 안방에서 오케스트라를 만날 수 잇고, 판소리의 명인을 초대할 수 있다.

음악은 영화에서, 광고에서, 수험생의 워크맨까지 우리 일상생활의 일부가 돼있다.

게다가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신디사이저라는 건반을 두드리며 안방에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이웃의 항의를 걱정할 필요도 없이 음악창작할 수 있는 것, 이는 스테레오 재생기술과 결합한 디지탈이라는 기술에 기초한다.

디지탈은 한마디로 일정기간의 물리적 상태를 최소의 단위로 쪼개 그 단위를 정보화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은 음향 저장 영역에 적용시켜보자면 우리가 음반이라고 부르던 아날로그 방식의 LP에서 그 음질의 원음성과 반영구성을 보장해주는 디지탈 방식의 CD로의 전환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먼저 음향 재생의 면에서 보자. 녹음매체의 발전과 디지탈의 결합으로 자연의 원음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은, 기존의 아날로스 방식이 60db의 소리밖에 수용하지 못하는 것에 비해, 인간이 들을 수 있는 한도내에서 최대한의 1백20db의 수용까지 내다보게 한다.

따라서 악기생산업자들은 최대한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입력하려고 하고 사용자는 몇백만원의 투자로 소리의 진열장인 신디사이저에서 언제든지 필요한 음원을 꺼내 사용할 수 있게 되니, 이것은 과거에 머릿속으로 오케스트라를 상상하는 것을 뛰어넘어 실제로 다양한 실험을 거듭하게 됨을 뜻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곧이어 음악 창작활동의 엄청난 비용절감과 연주의 호환성이라는 장점을 동반하게 된다.

다음으로 저장방식을 짚어보면 CD는 소리를 1초에 44만 1천으로 쪼개 그 하나하나의 수지를 기록한판이다.

거기에 단지 ‘숫자’로만 이루어진 그러나 엄청난 정보가 실리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앞서 말한 재생기에서 물리적 상태로 변환시켰을 때 우리 귀에 음악으로 들리게 된다.

이를 활용했을 때, 컴퓨터에 차곡히 쌓인 미디데이터들은 컴퓨터상에서 자유로운 음악실험을 할 수 있게 ㅗ디며, 역시 디스켓만 있으면 어느 장소에서도 그 악기의 데이터를 꺼내서 연주할 수 있는 예를 들 수 있다.

내 음악을 PC에 띄워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사람이 재생산 할 수 있다는 것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우리앞에 펼쳐진 음악지평을 보면서 1930~40년대 전자악기와 기술의 도입으로 인해 자연에서 들을 수 없는 소리를 바탕으로 한 현대음악의 생성과 싸이키델릭과 아트락, 재즈 등의 장르 발전을 떠올려보자. 그리고 이것은 기술적인 작,편곡의 확대뿐만 아니라 음악 상품시장과의 결합과도 맞물린다.

바야흐로 오케스트라의 일회성으로 끝나는 연주가 아닌 연주와 음반 발표로 이어지는 시장의 맥에서 창작자들은 음악적 이론과 창의력외에 필요한 분야의 전문인들과의 만남에서 프로젝트형식의 기획이 이루어야 한다.

더 많은 수용자층의 확보와 더불어 연극, 영화 등에 끊임없이 개입하는 장르의 통합과 종합예술의 풍요로움은 현대기술과 음악의 결합을 빼고는 설명할 수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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