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문예의 「근시」교정하려 - 「총연극회」의 「근시교정」
[객석] 문예의 「근시」교정하려 - 「총연극회」의 「근시교정」
  • 이대학보
  • 승인 1991.0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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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에 활동하는 문예일꾼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자신들의 영역에 대한 고민에 빠져 들었던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연극, 영화, 노래, 춤, 풍물…. 다양하고 광범위한 문예활동들이 있으나 그것들을 통해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일반학우들에게 의도한 바를 알려나갈 수 있을지, 또한 그러한 주제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형상화 시킬 수 있는 틀거리를 어떻게 설정해 낼 것인가 하는 것, 즉 「문예의 무기화」가 그것이다.

대동제 기간에 공연된 본교 총연극회의 「근시교정」은 바로 이러한 고민속에서 실마리를 풀어나가려한 작품이다.

「근시교정」은 말 그대로 현상적인 좁은 시야만을 바라보던 기존의 관점에서 탈피하여 문제의 본질과 배경, 해결방법등을 찾게 하고 나아가서는 그 실천으로 까지 연결짓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작품에서 설정한 「근시」로는, 예술은 사회와는 상관없이 「순수」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 또 예술은 계급적 당파성을 띠지 않아도 그 정치적 내용만 올바르면 상관없다는 것 등이다.

「근시교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대학연극회원인 영미는 좀 더 기동적인 선전활동을 벌이기 위해 회원들을 모아 문화선전대(이하 문선대)를 조직하나 문예역량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문선대 활동은 의지에 불과함을 깨닫고 회의에 빠진다.

한편 혜정은 「순수」예술을 열망하고 기성극단에 참여하나 상품화된 「순수」를 보며 그 허구성을 깨닫는다.

영미는 농활을 간 지역의 농촌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던 중 그곳 아이들에게 연극공연을 준비하게 하고 연극을 통한 농민들의 의식 변화를 보며 「문예의 무기화」를 삶 속에서 느끼게 된다.

농활에서 돌아온 영미는 문예일꾼으로서의 올바른 관점과 지속성을 가지고 문예운동에 복무할 것을 다짐한다.

위의 내용에서 보여지듯이 현 문예일꾼들이 처한 상황과 문제점을 총연극회 자신의 입장에서 솔직히 드러내고, 이 작품을 통해 그 해결의 노력에 경주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그러나 기본 인물인 영미의 극중 성격이 전형적 단계만을 밟았을 뿐 뚜렷이 드러나지 못하는 오류를 범했다.

뿐만 아니라 갈등의 양상을 가장 많이 보여주는 혜정이 극의 중간부분에서 좬순수에 대한 회의를 느꼈다좭고 고백하고는 그대로 사라져버려 혜정의 변화·발전을 기대하는 관객들에게 조금은 무책임하게 혜정이라는 인물의 갈등을 던져줘 버린듯한 인상을 주었다.

또한 장면마다 비슷한 단조로운 조명과 주제를 나타내기엔 너무나도 간단한 무대장치, 인원부족으로 인해 한 사람이 여러 배역을 맡아야 만 했던 상황등 미흡한 점도 눈에 띄었으나 가두시위 장면에서 농민들이 모두 거리로 나갔다는 것을 알수 있도록 무대 뒤의 구호소리만으로도 효과적으로 표현한 점과 농활장면에서의 유창한 사투리 구사등은 현장감을 살리려는 노력으로 살 만한 것이다.

풍물까지 곁들여 문선대의 활동을 묘사한 점도 흥미롭다.

그러나 가장 치명적이라고 할수 있을 정도로 작품의 주제가 명확히 부각되지 않아 이 극에서 말하고자 하는 고민의 실체인 「문예의 무기화」가 총연극회에서조차 역량미숙으로 인해 충분한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다시 내부의 문제로 되돌아가는 말하자면 작품의 내용이 목적을 뒷받침해 주지 못하는 문제를 보이고 있다.

이렇듯, 작품에서 의도한 바 대로 「근시」가 충분히 교정되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문예의 무기화」라는 과제를 풀어나가는데 있어서 첫 단계로서의 의의를 가지는 이번 공연이 앞으로 문예패들의 끊임없는 활동으로 첫걸음이 되리라 기대해 본다.